4일차 단식 결연한 김용익 의원
'진주의료원은 공공의료 전태일 열사-누군가 단식이라도 해서 정상기능 회복'
2014.12.08 20:00 댓글쓰기

 

벌써 두 번째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이 20개월만에 또다시 국회 본관 로비에 자리를 잡았다. 곡기를 끊는 결연함은 여전했다.

 

본관 문이 열릴때마다 몰아치는 차디찬 한기(寒氣)를 그가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진주의료원 때문이다.

 

다만, 첫 번째 단식농성이 폐업을 강행한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를 향해 정상화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에 화살을 겨누고 있다.

 

촉의 방향이 바뀐 것은 지난달 26일 복지부가 경남도의 진주의료원 용도변경 신청인 ‘진주의료원 건물 및 국비지원 의료장비 활용계획’을 국장 전결로 승인했기 때문이다.

 

경상남도는 당초 진주의료원을 서부청사로 용도변경할 계획이었으나 복지부가 승인을 거부하자 서부청사와 진주보건소 이전 건립으로 용도 변경을 신청, 이를 복지부가 승인 한 것이다.

 

사실, 그간 복지부는 문 장관 청문회에서 또 국정조사 때도 “국회의 뜻을 존중할 것”이며 “공공보건의료 기능을 확보할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야당 등 국회는 복지부가 용도변경 승인을 내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한 판단을 기반으로 진주의료원 재개원의 기회를 엿봤다. 재개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복지부의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에 김용익 의원은 “그동안 복지부 답변을 통해 승인을 해주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 상의 없이 비밀리에 진행돼 황당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복지부의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에 “이미 각본이 있었던 것이다. 그간 복지부에서 답변한 자료를 다시 살펴보니 위증에 걸리지 않을 애매한 표현을 썼더라. 교묘하게 준비해왔던 것이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공교롭게도 그가 단식농성에 들어간 지난 12월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로 시작된 공공의료 정상화 국정조사의 결과물인 지방의료원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지방의료원이 공공보건의료사업을 수행할 때 발생하는 적자, 이른바 ‘착한적자’에 대해 정부가 적자의 일부를 예산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김 의원은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로 공공의료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착한 적자가 보전받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 그런데 복지부가 진주의료원 용도 변경을 승인했다. 이는 공공의료를 ‘애비 없는 자식’으로 만든 것이다”며 국회와 역행하는 복지부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진주의료원을 “공공의료의 전태일 열사”라고 표현했다. 김 의원은 “진주의료원은 진주에서 가장 오래된 평범한 병원이었다. 홍준표 지사가 정치적 승부처로 삼으면서 공공의료의 상징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현재 이 사안에 책임이 있는 홍준표 경상남도지사와 문형표 장관의 사퇴, 용도변경 승인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연말 각종 이슈가 쏟아져 주목받기 어려운 시점인 작금의 상황에서 무엇하나 이뤄지기 힘든 조건을 내건 그의 의도는 무엇일까.

 

그는 "이는 사소한 행정조치가 아니다. 공공의료 미래에 치명적인 후퇴를 가져올 '사건'"이라고 진단하며 "누군가 단식이라도 해서 주의를 환기하지 않으면 국회도, 언론도, 사회단체도 주목하지 않고 유야무야 지나갈 상황"이라며 관심을 호소했다.

 

김 의원은 문 장관에게 “미안한 일이 많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생각이 같을 수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것은 이해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것도 종류와 정도가 있다”며 "진주의료원 승인변경은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을 다시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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