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그림의 떡'···사각지대 '희귀질환자'
서울성모병원 민창기 교수 '고비용약제 근거 제시로 급여화 노력'
2019.02.21 12:2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혁신적인 희귀질환 치료제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지만 까다로운 급여기준 때문에 환자들이 접근하기 힘든 상황이 반복되면서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선진국에서 흔히 쓰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고비용·비급여약제로 접근성이 낮은 혈액암 표적치료제 임상결과를 내놔 급여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림프골수종센터 민창기 교수(혈액내과)[사진]는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표적치료제 '다라투무맙'의 보험급여화를 희망하고 있다"며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조만간 보건복지부 고시가 이뤄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민창기 교수팀은 최근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재발한 다발골수종환자들을 대상으로 표적치료제 다라투무맙을 활용한 전향적 다기관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 56%의 뛰어난 반응률을 나타낸 다라투무맙이 효과적인 항암치료요법임을 입증했다.


현재 국내 혈액암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림프종이고 그 다음이 백혈병, 골수종 순이다. 이를 ‘3대’ 혈액암으로 일컫는다.

특히 다발골수종은 진행이 매우 빠른 희귀질환으로 국내에서 매년 다발골수종으로 진단 받는 환자는 약 1000명, 사망자는 약 700명에 이를 만큼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민 교수는 "골수종은 치료에 있어 워낙 고난이도이고 완치도 힘들다"며 "하지만 표적치료제의 사용만 시기적절하게 이뤄진다면 상당히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때문에 환자들은 물론 이들을 지키기 위해 생명의 최전방에 있는 의료진은 희귀질환 치료제의 빠른 등재와 급여 확대의 중요성을 피력해 왔다.


민창기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국가가 희귀질환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어 초고가약제의 빠른 급여화를 통해 접근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사각지대와 다름없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기존에 급여화가 되지 않던 신약을 급여권으로 끌어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까다로운 급여기준을 낮춰주지 않으면 실제 혜택을 볼 수 있는 환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계 현실과 희귀질환자·암환자의 상황을 고려한 합리적 기준 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마지막 희망인 표적치료제를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의 절망감과 고립감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른다"며 "단계적인 급여화로 적잖은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정된 건강보험재정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꼭 필요한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가의 항암제나 희귀질환 치료제 등이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이 불편을 겪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위험분담제(RSA)가 도입됐지만 사실상 유명무실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민창기 교수는 "제도 도입 초기부터 위험분담 계약기간 만료 시점까지의 불투명한 재계약 여부와 계약 종료 시 위험 분담 약제를 보험급여 혜택을 받아 치료 중인 환자들에 대한 보호장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치료 효과가 뛰어나고 재정 영향이 큰 고가 신약을 효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체계를 효과적으로 잘 정립하는 게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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