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서 술 취해 진료거부 난동···'응급의료법 위반'
대법원 '형법상 업무방해보다 무거운 응급의료행위 방해 처분 적법'
2020.06.24 12:4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술에 취해 응급실에서 난동을 부리며 진료를 거부한 환자는 응급의료 방해행위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환자 측은 다른 환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으며, 진료거부는 자기결정권 행사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상고심에서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A씨는 2018년 만취한 상태로 병원 응급실에서 치질 진료를 받던 중 "진료를 거부하겠다"며 간호사를 손으로 밀치고 욕설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에게 형법상 업무방해가 아닌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형법은 업무방해 행위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응급의료를 방해하거나 시설을 파괴하면 이보다 무거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1심은 A씨 행위가 응급의료행위 방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A씨 측은 "본인에 대한 진료를 거부한 것은 자기 결정권에 따른 것이어서 방해행위가 될 수 없다"며 항소했다.


또 당시 응급실에 A씨 외에 다른 환자가 없었기 때문에 A씨 행위가 다른 환자에 대한 응급진료도 방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심도 A씨 진료 거부를 응급의료법상 응급의료 방해로 볼 수 있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응급의료법이 응급의료행위 방해의 주체를 '누구든지'라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환자 본인에게 응급의료행위를 거부할 수 있는 자기결정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생명권 등의 보장을 위한 불가피한 상황에선 자기결정권이 일부 제약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또한 응급의료법은 응급의료행위 방해 주체를 '누구든지'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환자 본인이 (방해 주체에서) 제외된다고도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고성을 지르며 간호사를 밀친 A씨 행위는 비록 자신에 대한 진료를 거부한 것이라고 해도 의료인의 진료권을 침해한 응급의료 방해란 것이다.


A씨 측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이 응급의료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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