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비인후과의원 집단감염…"의사 6억 배상"
법원 "제품 이상 아닌 관리 부주의" 판결…"주사 준비과정에서 오염"
2023.02.13 06:01 댓글쓰기



서울 소재 이비인후과의원에서 근육주사를 맞은 환자들 사이에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병원 과실을 인정하며 의사에게 6억원 이상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재판장 박준민)는 근육주사 후 집단적으로 이상반응이 생긴 환자들이 의사 A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판결에서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의사 A씨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로, 지난 1996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 강남에서 이비인후과 의원을 운영했다. 


A씨는 간호조무사 B씨를 고용해 업무보조 등을 담당하고 본인이 처방한 근육주사를 환자들에게 놓게 했다.


하지만 2017년 5월경부터 같은해 12월까지 A씨의 병원을 찾아 해당 근육주사를 맞은 환자들 가운데 피부가 붉게 변하며 염증이 차오르는 등 이상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발생했다.


보건당국 조사 결과, 해당 기간에 주사를 맞은 환자 177명 중 51명에게 주사 부위 발진, 열감, 통증, 농양 형성 등의 이상반응이 나타났다.


심각한 경우 주사 부위가 곪아 고름이 차오르거나 피부가 괴사돼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역학조사 및 원인병원체 분석, 의약품 오염 분석 등을 통해 이상반응이 발생한 환자 중 22명에게서 비결핵항산균인 마이코박테리운 압세수스가 검출된 것을 확인했다.


이상반응을 보인 환자는 모두 혼합된 주사용수를 맞았으며, 단독주사제로 치료받은 환자들에게는 부작용 등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해당 의원에서 사용된 약품에 대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시행한 무균검사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일 약품이 공급된 다른 의료기관에서도 이상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는 집단감염 원인이 간호조무사 B씨의 주사제 준비 과정에서 관리 부주의로 인한 오염이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B씨가 주사제 투여 시 주사용수 뚜껑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반만 개봉 후 사용해 주사바늘이 주사용수 입구 및 뚜껑에 닿게 되는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1회용인 주사용수 1앰플을 다회용으로 사용하고, 개봉한 주사용수를 상온에 보관해 재사용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들은 “B씨는 멸균되지 않은 솜과 일회용 장갑으로 알콜솜, 보릭솜을 사용했으며 특히 보릭솜은 음식물 냉장고에 보관하고 한번 만들어 2주 정도 사용한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폐기물 전용 용기가 주사제 준비 테이블과 동일한 높이에 위치해 유통기한이 지난 약품이 함께 보관되고 있었다”며 환자들에게 6억470만원의 손해배상을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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