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병원 확장 전략 제동···수도권 분원 설립 잇단 고배
청라의료복합타운·하남시 프로젝트, 서울아산·명지병원 막혀 '무산'
2021.08.19 05:5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차병원이 야심차계 추진한 수도권 분원 설립 프로젝트가 잇따라 무산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차병원은 올해 들어 사업성과 확장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병원 건립 사업에 여러 차례 참여했지만 빈손으로 철수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차병원은 지난 7월 서울아산병원, 인하대병원, 순천향대 부속병원 등 국내 주요 대학병원들과 인천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 공모에 참여했지만 서울아산병원이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은 인천 서구 청라동 1-601 일대의 26만1635㎡ 부지에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의료·바이오 관련 산·학·연(産·學·硏) 시설, 업무시설, 판매시설을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청라는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워 해외 환자 유치에 유리한 지리적 이점이 있고, 주요 바이오클러스터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대학병원들이 관심을 보였다. 

실제 차병원은 산·학·연·병이 어우러진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계획을 내세웠다. 진료 과목별 전문병원과 초등학교를 비롯한 주거시설, 노인주택 등을 건립해 ‘전생애주기적 의료서비스’ 제공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차병원을 주축으로 메리츠화재, 현대건설, 롯데건설, 해양종합건축사무소, 정림종합건축사무소가 참여하는 메리츠화재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그러나 서울아산병원이 최종 선정됐다. 차병원은 지난 2015년 인천시와 의료복합타운 투자이행각서 단계까지 추진한 바 있어 유력 후보로 꼽혔지만, 또 다시 고배를 마신 셈이다.

절치부심하며 도전한 하남시 진출도 명지병원에 가로막혔다. 지난 16일 하남도시공사는 ‘친환경 힐링 문화복합단지 H2프로젝트(가칭)’ 우선협상대상자로 '명지병원'을 확정했다. 

하남시는 인구 40만명을 보유하고 있지만, 인구 증가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8.06%에 달할 정도다. 

주민 수는 급증했지만,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과 같은 기반시설이 부족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어왔다. 이에 이번 컨소시엄을 통해 500병상 규모 상급종합병원과 함께 어린이 체험시설, 호텔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에도 쟁쟁한 후보자들이 참여했다. 경희대의료원·메리츠증권 등이 참여한 한화컨소시엄, 롯데건설·명지병원·IBK투자증권 등이 참여한 IBK컨소시엄 등이다.

차병원은 대림건설과 DL이앤씨컨소시엄을 구축했다. DL이앤씨컨소시엄은 강남과 분당신도시에 운영하는 병원과 함께 하남시 분원 설립으로 ‘동남부 벨트’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경기도 판교에 국내 유일 산·학·연·병 연구공간인 ‘차바이오컴플렉스’를 통해 차의과학대·종합연구원·차병원·그룹 계열사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의료·임상·특허·바이오’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경쟁력으로 어필했다.

이 같은 두 번의 도전이 무위에 돌아갔지만, 차병원은 미래 사업 확장을 위해 앞으로도 수도권 분원 설립 공모에 지속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 병원계 관계자는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다보니 지방자치단체마다 민심을 잡기 위해 대학병원 유치와 같은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대학병원들도 외형 확장이 장기적 관점에서 중요하다보니 이 같은 분원 설립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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