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아내가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구요?
2030세대 4명 중 1명 '유전자 변이 여부 인지하면 ‘파혼’ 가능'
2021.06.02 11:00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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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젊은 세대 4명 중 1명은 결혼을 앞둔 배우자의 유방암 유전자 변이를 알게 될 경우 파혼을 생각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은다.

 

대림성모병원(이사장 김성원)은 안젤리나 졸리로 널리 알려진 유방암 유전자 변이가 결혼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2030세대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먼저 결혼 및 자녀 계획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8%가 비출산, 비혼을 택했다.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을 것이다(62%)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지 않을 것이다(19%) 결혼을 하지 않을 것이다(19%) 등의 답변이 나왔다.

 

성별로 나눠 살펴보면 비출산, 비혼주의를 계획하고 있는 비율이 남성의 경우에는 29%, 여성의 경우 47%로 여성 비율이 남성보다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예비 배우자에게 유방암 유전자 변이가 있음을 인지할 경우 결혼 여부였다.

 

병원은 결혼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972명을 대상으로 결혼을 약속한 상대가 유방암 유전자 변이가 있다는 사실을 결혼 전에 알게 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의 25%결혼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성별로는 남성은 결혼 하겠다는 응답이 77%, ‘결혼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23%였다.

 

반면 여성의 경우 72%결혼하지 않겠다고 응답했고, 예정대로 결혼을 진행하겠다는 응답은 28%였다.

 

결혼하지 않겠다고 답한 응답자들의 특성을 자세히 살펴본 결과 남성에 비해 여성이(1.4), 사무직 노동자에 비해 현장직생산직 직업군이(1.6) 파혼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유전자 검사를 받되 검사 결과를 가족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군에 비해 유전자 검사 자체를 받지 않겠다는 경우(1.7)에 결혼에 대한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높았다.

 

대림성모병원 김성원 이사장은 유방암 유전자 변이 보인자는 일반인에 비해 암 발생 확률이 높아지는 게 사실이지만 변이가 있다고 무조건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건강한 생활습관, 정기 검진을 통해 위험을 낮추고 조기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릇된 선입견이나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런 유전정보가 결혼을 포기할 정도로 중대하고 민감한 만큼 사회적 편견과 불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비밀 보장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유방암 유전자 변이로 인해 결혼뿐만 아니라 출산에 있어서도 태도의 변화를 보였다.

 

출산 의향이 있다고 답한 744명의 응답자들에게 본인이 유방암 유전자 변이가 있어도 자녀를 낳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무려 36%출산을 포기하겠다고 태도 변화를 보였다.

 

남성에 비해 여성일수록(1.8), 연봉이 3000만원 이상인 여성에 비해 3000만원 이하인 경우(1.4) 출산 포기로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높았다.

 

김성원 이사장은 유방암 유전자 변이가 결혼과 출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가 나타난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향후 착상 전 유전진단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논의를 거쳐 유전질환을 겪고 있는 예비 부모들을 위해 국내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착상 전 유전진단은 일부 유전질환에 대해 이미 국내에서도 시행되고 있는 기술이지만, 현재 유방암 유전자(BRCA1/2)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이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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