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반년 '전문병원제도' 성공하는 길은 과연
병원계, 혜택 기대감 높아져…복지부 '신규 지표 개발 등 개선 지속 추진'
2012.08.06 12:11 댓글쓰기

[하]“전문병원으로 지정받기 위해 다방면으로 애써 선정됐습니다. 하지만 시작 단계여서 그런지 이전과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가 중요하겠죠. 경과 과정을 지켜보면서 제도 정비와 질 관리를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안과전문병원 관계자

 

“처음에는 크게 인식하지 못했어요. 사실 전문병원이 이렇게까지 제도적 측면에서 확대될 줄 몰랐습니다. 그 범주에 들어가지 못한 것은 아쉬워요. 다음 기회를 염두해 두고 있습니다.”-전문병원 신청하지 않은 관절병원 관계자

 

이처럼 복지부가 ‘너도나도 전문병원’ 추세를 단속하는 등 제도 안착을 위해 첫 시동을 건 만큼 병원들의 기대감은 조금씩 커지고 있다. 도입 초기여서 우려의 목소리가 일부 번져 나오기도 하지만 전문병원만의 차별성과 높은 수준의 질을 유지하자는 내부 동력에는 공감대가 충분하다.

 

전문병원들은 이처럼 기준 충족을 위해 다방면의 투자가 이뤄진 상태로, 향후 전문병원만의 권리 찾기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 안과 전문병원장은 “일부 병원에서는 전문병원 지정 기준 충족을 위해 적잖은 투자가 이뤄졌다고 들었다. 병원 앞에 ‘전문’ 하나 달기 위해 이렇게 애쓴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 “병원계 자체적으로 질 관리가 필수적이지만 제도가 안착된 후 전문병원만의 혜택 역시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병원 자체적인 노력이 더해져 질 관리와 유지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대중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자연스럽게 전문병원들을 위한 논의의 장도 열리게 될 것이란 의미다. 그 일환으로 전문병원을 위한 특화된 수가 개발이나 종별 가산율 등 재정적 지원정책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전문병원 관계자는 “지금은 전문병원들이 합심해 제 역할을 해야 할 때다. 지정 질환 및 진료과 분야에서 만큼은 대형병원과 견줄 수 있다는 신뢰를 줘야 할 것”이라면서도 “이러한 노력이 바탕이 됐을 때 작금의 의료환경 내에서 전문병원이 차지하는 위상은 자연스럽게 정립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타이틀 걸 맞는 전문병원, 잘하는 의료기관 위상 챙길 것”


이 같은 전문병원 제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대한전문병원협의회가 공식 출범했다. 협의회에서는 병원 스스로 의료의 질을 높이고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는 터를 닦은 뒤 환자들의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 시작은 인증평가 독려로 이미 첫 발을 내딛었다. 전문병원계 내부적으로 ‘선(先) 신뢰 후(後) 요구’ 라는 기조를 견지하고자 병원들의 고삐를 바짝 당기려는 움직임이다. 전문병원 지정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인증평가를 받아 질적 담보에 쐐기를 박자는 의미에서다.

 

전문병원협의회 정흥태 초대 회장은 “전문병원 제도가 단순히 사업적으로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지정이 되더라도 관리를 철저히 함으로써 전문병원에 대한 신뢰를 쌓아야 한다. 그리고 자격을 갖춘 병원에 대해서는 전문병원 범주 내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한다. 무작정 많이 지정하는 것은 문제지만 경쟁력을 바탕으로 들고 나는 것을 자유롭게 하자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전문병원 기준 유지와 더불어 보건복지부의 의료기관 평가 인증까지 자발적으로 시도해 전문병원다운 모습 찾기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그는 “내부적으로 먼저 전문병원 다운 모습을 보여주자는 의견이 많다”면서 “전문병원 지정뿐만 아니라 인증평가까지 받도록 집행부를 독려하고 있다. 질적 수준을 높여 복합적 중증도가 아닌 단일 질환 환자들의 경우 대학 대신 전문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의료기관 스스로가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문병원들의 경우 두 번째 선정이 이뤄지는 2014년부터는 의무적으로 의료기관 인증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의무시행보다 2년이나 앞당긴 올해 말까지 100% 자발적 인증을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대한전문병원협의회는 최근 의료기관평가인증원과 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인증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이처럼 전문병원 자체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인 후 수가를 비롯 정책적인 제언들을 해나간다는 복안이다. 불합리한 조건들을 바로잡는 것이 우선순위에 올랐다.

 

정흥태 이사장은 “현재 법하고 전문병원 요건 사이에서 불합리한 부분이 존재한다. 또 일반 병원보다 난이도 높은 수술이 많기 때문에 심사 평가 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있다. 전문병원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개선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란 판단이다”고 강조했다.

 

또 수련병원까지는 아니더라도 파견 받는 형태로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요구된다는 입장이다.

 

그는 “앞으로 정부와 함께 전문병원 제도에 대한 논의를 통해 의료계 입장에서 보완·수정할 부분을 해결하는 한편 전문병원들이 결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잘하는 병원들의 위상을 챙길 수 있도록 협의회 차원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 복지부 “제기되는 각종 사안, 전문병원들과 지속적 논의”


복지부 역시 임상 질, 의료서비스 수준 등에 대한 신규 지표를 개발하고 전문병원과의 지속적인 대화 채널을 열어둠으로써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문병원 선정 분야와 각 분야별 특성에 적합한 세부기준을 보완하는 등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면서 “현재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기관에 대해서는 지정기준 충족 여부 모니터링, 연차보고서 등을 통해 효과적인 평가 체계를 구축해 서비스 질이 저하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병원들이 주장하고 있는 불합리한 부분에 대한 논의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다. 전문병원에 대한 긍정적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각도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전문병원 입장에서 얘기하고 있는 단속의 불합리성이나 인센티브 등에 대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협의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무엇보다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제도 안착이 중요하다. 2~3년 후 더욱 개선된 제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병원들과 꾸준히 사안별로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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