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생 1년···일상(日常) 변화된 병원 풍경
출입방역 강화·비대면 보고 확대·점심 2부제 등 원내감염 예방 활동 일반화
2021.02.01 12:13 댓글쓰기
사진=삼성서울병원의 자동인식 무인출입관리 시스템 ‘스피드게이트’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상급종합병원들의 모습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방역 수칙이 강화되면서 의료진과 환자들은 문진·출입통제 등 더욱 엄격한 기준을 준수하게 됐다. 행정직원들은 모든 업무를 비대면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환자와 병원 간 직원을 줄이기 위해 ‘스마트 시스템’을 바삐 도입하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내원객 자체가 줄어들면서 사람들로 붐비던 부대시설도 한산해졌다.
 
상황이 어려워진 임대주들은 영업시간을 줄이거나 간판을 바꿔달았다. 밤새 분주하던 장례식장도 식사를 하지 않는 분위기로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엄격해진 방역수칙, 보호자 없어진 입원실
 
원내 감염 확산을 우려한 주요 대형병원들은 가장 먼저 입원실 관리에 나섰다.
 
우선 병문안과 간병인이 제한됐다. 서울대병원은 감염예방 차원에서 입원 환자에 대한 면회를 출입증을 보유한 보호자 1인으로 제한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보호자가 잠시 외출하고 돌아올 때마다 체온을 측정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또한 환자 당 보호자를 1명으로 제한하고 보호자에 대한 진단검사를 의무화했다. 삼성서울병원은 면회가 전면 금지됐다.
 
건국대병원도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보호자 동반은 1인으로 제한했다. 진료실과 입원실, 환자 대기공간에서도 간격을 두도록 지침을 두고 있다.
 
입원 당사자인 환자들 또한 안전에 민감해졌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예전에는 비싼 입원료 때문에 6인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2인실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상급종합병원 입원료는 6인실 1만5000원 이하, 2인실 9만원 정도다.
 
이에 병원 차원에서도 환자들의 불필요한 상주시간을 줄이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모든 진료비에 대해 전면 후불제를 시행했다. 기존에는 환자들이 검사와 투약·처치를 받으려면 원무창구에서 수납해야 했지만, 모든 진료가 끝난 뒤 한 번만 수납하면 되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또 비대면 논스톱 결제시스템 ‘페이스루’를 도입해 원무창구를 들리지 않고 곧바로 귀가할 수 있도록 했다.
 
한림대성심병원 또한 비대면 의료서비스를 통한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인터넷 제증명 발급 서비스'를 최근 오픈했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내원하지 않고 홈페이지를 통해 필요한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게 했다.

각종 회의는 줌(ZOOM)으로 바뀌었고 대면보고 최소화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진과 행정직원 등 종사자들의 업무 모습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회의·교육·대외활동 대부분이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연례회의 월례회의, 신년회, 종무식 등 각종 원내행사도 취소되거나 비대면 행사로 대체됐다. 
 
건국대병원은 행정직 팀장급 회의는 전부 ‘줌’으로 진행하고 있다. 교수들의 경우 내부 회의·교육은 물론 언론 인터뷰 등 외부활동도 되도록 서면·전화를 통해 답변하고 있다.
 
병원장, 의료원장들도 비대면 보고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김양우 길병원장은 매일 아침 대면으로 진행됐던 보고를 주 1회로 줄였다. 대신 이메일을 활용해 업무에 누수가 없도록 조치하고 있다.
 
경희대병원의 경우 김기택 의료원장이 참여하는 법인 이사회 회의도 화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는 업무 외 일상생활 모습도 바꿔 놨다. 대부분 상급종합병원들은 ‘점심시간 2부제’를 도입했다. 직원 절반은 11시부터 12시까지, 나머지 인원은 12시부터 1시까지 식당을 이용하는 식이다.

점심시간 중에도 직원들은 ‘지그재그’로 앉는다. 각 자리에는 아크릴 가림판이 설치돼 있다.
 
출퇴근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물론 차내 대화도 금지했다. 출근길 아침밥을 해결하던 ‘차내 취식’ 전면 금지했다. 직원들은 셔틀버스를 이용하기 전 증상과 체온을 측정해 이상이 있으면 이용을 자제해야 한다.

한산해진 식당가·장례식장
 
코로나19 사태 이후 병원에는 말 그대로 사람이 줄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병원 내 카페, 베이커리, 식당 등을 운영하는 업주들이다. 외래환자는 물론 간병인과 보호자의 출입이 줄면서 손님이 반토막이 났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을 때는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되고 영업시간이 제한되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됐었다.
 
수도권 소재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 식당이나 카페가 정말 많이 어렵다”며 “수 년 째 운영 중인 원내 프렌차이즈 카페가 최근 ‘가맹비를 낼 돈이 없다’며 개인카페로 전환하기도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장례식장 또한 조문객이 크게 줄었다. 조문 후 식사를 하지 않고 가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식장이 북적이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서울대병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주 조문객 제한수를 기존 50명에서 30명으로 제한했다. 
 
조문 규모가 줄면서 평소 큰 평수의 분향실을 선호하던 상주들은 최근 작은 분향실을 찾게 됐다. 장례비용 자체가 감소한 것이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가장 넓은 분향실의 일 사용료는 소규모 분향실 사용료의 7배 가량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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