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수술 힘든 췌장암 환자에 '수술 희망'
폴피리녹스 항암제 치료 가이드라인 재정립 통해 '대상 환자 2배' 늘려
2021.01.05 15:2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세부 지침을 재정립하고 항암치료를 한 결과, 기존 수술이 어렵다고 판단된 환자들에 대한 수술이 가능해졌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담도 및 췌장암센터는 진단 시 바로 수술이 어려운 경계절제성 및 국소진행성 췌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췌장암 항암제인 폴피리녹스(FOLFIRINOX)의 세부 치료 가이드라인을 자체적으로 정교화해 적용한 결과, 수술로 암을 제거할 수 있게 된 환자들이 약 32%에서 약 61%로 늘어났다고 5일 밝혔다.
 
췌장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수술이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하지만 암이 주위 혈관까지 침범해 수술이 어려운 경계절제성, 국소진행성 췌장암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30~40%나 된다.
 
따라서 항암제 폴피리녹스로 치료를 먼저 시행해 최대한 수술이 가능토록 주변 혈관 침범을 줄이는 것이 표준 치료법이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담도 및 췌장암센터는 앞서 간담도췌외과를 포함한 여러과 의료진이 모여 '다학제 간 선항암 치료 세부 가이드라인'을 더욱 체계적으로 정립했다. 그 결과, 수술로 암을 제거할 수 있는 췌장암 환자들 비율이 크게 늘어났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담도 및 췌장암센터는 2016년부터 폴피리녹스 항암제 치료 횟수나 주기, 용량 등 선항암 치료 세부 가이드라인을 연구하기 시작해 경계절제성, 국소진행성 췌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전후 치료 결과 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기존 방법대로 2013년 1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선항암 치료를 받은 췌장암 환자 중 31.7%(199명 중 63명)가 췌장암 수술을 받은 반면 세부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2016년 5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선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경우 61.4%(44명 중 27명)가 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항암 치료 세부 가이드라인을 적용한 결과 전체 환자 평균 생존 기간도 평균 18.1개월에서 24.7개월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류백렬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보니 대부분 늦게 진단돼 수술 자체가 힘든 경우가 많은데, 이번 항암제 치료 가이드라인을 더욱 정교화시킨 결과로 수술 가능성이 높아져 췌장암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송철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 교수는 “췌장암 수술이 아직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높지 않은데, 앞으로 내외과를 비롯해 관련 진료과 의료진이 지속적으로 협력해 췌장암 생존율을 높이도록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수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50대 이상 남성 중 10년 이상 흡연을 하거나 고열량 식사를 평소 즐겨 복부비만이 있는 경우, 오랫동안 당뇨를 앓거나 만성 췌장염이 있는 경우에는 췌장암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관련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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