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내쫓다니 비정” vs “병원은 땅 파서 운영”
진료비 미납자 강제퇴원 ‘갑론을박’···문재인케어 현실 괴리 시사
2018.06.15 07:1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경제적 어려움으로 병원비를 내지 못한 말기암 환자를 벤치에 놓고 떠난 병원의 사례가 여론 공방전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갈 곳 없는 환자를 매몰차게 내쫓았다는 비난과 함께 병원이 오죽했으면 그렇게까지 했겠냐는 동정이 맞서면서 병원비 체납 문제가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지난 14일 일부 언론은 서울의 대형 종합병원이 진료비를 미납하고 가족에게도 연락을 거부 당한 말기 암환자를 병원 1층 벤치에 내려놓고 떠났다고 보도했다.
 
더 이상 진행할 치료가 없었고, 가족들도 부양을 거부한 탓에 무작정 장기간 입원시킬 수 없어 정상적 절차를 거쳐 퇴원시켰다고 병원 측은 해명했다.
 
하지만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병원의 비정함을 지적하는 여론이 확산됐다. 거동이 불가능한 환자를 병상이 아닌 벤치에 방치한 것은 비윤리적이라는 비난이었다.
 
한 네티즌은 병원비 문제를 떠나 최소한의 기본 조치도 없이 환자를 내다버린 게 의료인의 자세이냐의사와 병원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일침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병원에서 마저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작용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가난한 사람은 마음 놓고 아프지도 못하는 게 오늘의 우리나라라고 토로했다.
 
반면 병원을 옹호하는 여론 역시 만만찮다. 무작정 병원의 도덕성 문제로 몰아가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는 지적이다.
 
한 네티즌은 안타깝지만 가족도 버린 환자를 병원이 책임질 수는 없는 것 아니냐국민의 건강권 보장은 병원이 아닌 국가의 책임이라고 질책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병원은 땅 파서 운영하는 게 아니다라며 병원이 자선단체도 아닌데 무턱대고 환자를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는 비약이라고 말했다.
 
사실 진료비 미수금 논란은 비단 이번 사건에 국한되지 않는다. 일선 병원들은 누적되는 미수금으로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었지만 오히려 관련 규제는 더욱 강화됐다.
 
지난 1월에는 진료비 미납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접수를 거부해 응급실에 온 환자를 숨지게 한 병원 원무과 직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가 잇따라 보거복지부에 입원약정서의 연대보증인 작성란 삭제를 권고하면서 제도권에서 보증인제 폐지가 무르익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회에서도 관련법이 추진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이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은 환자에게 연대보증을 강요할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토록 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입원비 미납 문제 해결을 위한 최후의 보루였던 보증인 제도마저 폐지되면 병원들은 미수금 회수가 더욱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실제 데일리메디가 주요 사립대병원의 결산보고서를 토대로 누적 미수금 현황을 파악한 결과 적게는 수 십억원에서 많게는 수 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A의료원의 경우 143757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B의료원이 53112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가장 적은 C의료원의 누적 미수금도 854000만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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