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일주일째 이어지던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의 단식이 최 회장의 응급실 후송으로 사실상 종료됐다.
하지만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이 최 회장의 뒤를 이어 무기한 단식에 들어가 의료계 요구사항 수용을 촉구할 방침이다.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은 9일 의협 이촌동 회관 앞 천막농성장에서 “최대집 회장이 건강 악화로 병원에 실려갔지만 투쟁은 끝이 아니다”라며 “지금 이 순간부터 제가 단식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후 7시경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은 최대집 회장은 인근의 중앙대병원으로 후송됐다.
며칠 전부터 단백뇨와 혈뇨 등 건강 악화 징후가 나온 것으로 전해진 최 회장의 단식은 사실상 마무리된 것이다.
방 부회장은 “며칠 전부터 최 회장 소변에서 단백뇨가 나오고 혈뇨까지 나왔다. 이것은 신장이 망가지고 있다는 증거”라며 “오늘 여야 국회의원들과 보건복지부 김강립 차관이 오면서 천막에 계속 있었다. 의식이 소실되는 경향을 보여 주시하고 있었는데 최 회장이 고개를 떨궜고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의학적 판단에 최 회장을 급히 중대병원으로 후송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방 부회장은 “복지부 김강립 차관이 방문했지만 의료계 요구사항에 대한 수용보다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며 “최 회장의 단식은 중단됐지만 제가 이어간다. 제가 쓰러져 이 나라 의료가 바뀔 수 있으면 기꺼이 쓰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의협 천막농성장을 방문한 김강립 복지부차관은 “의료계와 정부 생각이 다르지 않다”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방 부회장은 “차관이 방문해준 것은 고맙지만 의협 회장이 국민건강을 위해 의료제도 개혁을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구체적 대안없이 대화만 이어가자고 한 것은 아쉽다”고 답했다.
방 부회장은 “우리 투쟁은 의사들이 더 잘 살게 해달라는 투쟁이 아니다”라며 “아픈 환자가 와도 교과서대로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고 싶다는 절박한 마음에 투쟁을 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의학회·26개 전문학회 “정부는 의료계 요구사항 답하라”
이날 대한의학회(회장 장성구)와 26개 전문학회는 최대집 회장의 투쟁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집단행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학병원 교수들의 참여가 필수적인데, 구성원 대부분이 교수인 학회가 최 회장 투쟁에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 변경 등 의료계가 요구한 사안은 국민건강권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핵심과제”라며 “의학회와 26개 전문학회는 의협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의 투쟁 방향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 회장은 의료계 투쟁의 선봉장인 만큼 단식 중단을 권고하며, 정부는 의료계가 요구한 아젠다에 신속히 답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