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전화예약이 중단되고 의료폐기물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환자들의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
또 오는 29일에는 입금단체협상 난항에 따른 보건노조 조합원 2만 여명의 동시 파업도 예정돼 있어 혼란은 가중될 전망이다.
보건노조에 따르면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용역노동자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강원대병원, 경북대병원, 부산대병원, 서울대병원, 전남대병원에서 일하는 비정규 노동자 800여명은 지난 22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노동자들이 파업 참가 의사를 밝힌 곳은 ▲강원대병원 ▲경북대병원 ▲부산대병원 ▲서울대병원 ▲전남대병원 ▲경북대치과병원 ▲경상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대치과병원 ▲전북대병원 ▲제주대병원 ▲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 등 11개다.
사전에 예고된 파업 관련법에 따라 병원은 대체인력을 투입했지만, 의료폐기물 처리에서 일부 문제가 생기는 모습도 포착됐다.
보건노조 서울대병원지부 관계자는 “환자나 보호자들이 잘 알지 못하고 일반 쓰레기로 분류해 버리기도 하는데, 아무리 사전 교육을 받았어도 의료폐기물 일일이 확인해 처리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측은 환자안전 등에는 기본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관련 규정에 따라 적정인력을 배치해 환자 혼선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다만 의료폐기물 분리와 같이 일부 문제가 제기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신속히 파악해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에 참여한 또 다른 국립대병원에서는 환자 응대에 지장이 초래했다.
강원대병원과 경북대병원의 경우 파업 여파로 전화 진료예약이 중단됐고, 부랴부랴 병원 직원들을 동원해 대응에 나섰다.
파업이 시작된 22일부터 이틀간 전화예약이 중단됐던 강원대병원은 26일부터 원무과 직원들을 투입해 전화예약업무를 재개했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 불편을 빠르게 해소하기 위해 원무과 직원들이 현재 콜센터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며 “업무가 과중되는 부분이 있지만 직원들 차원에서 조금씩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립대병원 노동자 파업에 따라 병원들이 혼선을 겪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보건의료계 노동자들의 대규모 파업이 예정돼 우려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보건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90% 이상의 조합원들이 파업에 찬성함에 따라 오는 29일 파업을 예고했다. 노조 산하 44개 지부 구성원 약 2만명이 동참한다.
앞서 올해 초 임금단체협상과 관련해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한 보건노조는 이달 초 관할 노동위원회에 집단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노조 측이 제시한 교섭요구안의 주요 내용은 ▲노동시간단축·근로조건 개선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과 처우개선 ▲임금 6% 인상 등이다.
파업에 참여 예정인 공공병원은 ▲한국원자력의학원 ▲서울시동부병원 및 경기도의료원(6개 병원)을 포함한 20개소다.
사립대학병원은 ▲건양대병원 ▲경희의료원 ▲이화의료원 ▲아주대의료원 ▲을지대병원지부 ▲조선대병원 ▲춘천성심병원 ▲한림대의료원 ▲한양대의료원 등이 참여한다.
민간중소병원으로는 ▲광주기독병원 ▲녹색병원 ▲부평세림병원 ▲신천연합병원 ▲인천사랑병원 등 총 13개 병원이 파업에 동참할 계획이다.
한미정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은 “28일까지 실무교섭, 집중교섭 등을 통해 원만히 타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29일 아침 7시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