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병원 5개의대 vs 교육부, 법정 '설전'
가천대 정욱진 교수 '美 하버드의대도 협력병원 의사들이 학생 교육'
2014.03.06 20:00 댓글쓰기

"미국 하버드대도 부속병원이 없다. 협력병원 교수들이 하버드 의대생들을 가르치며 겸직하는 것은 전세계 선진 의학교육 트렌드다."

 

2000여명에 달하는 협력병원 임상교수들의 해고 무효를 놓고 가천대, 성균관대, 울산대, 차의과대, 한림대 5개 대학이 교육부와 치열하게 대립하며 법정에서 맞붙었다.

 

서울행정법원 제12부는 6일 협력병원을 보유한 대학들이 교육부를 상대로 낸 교원임용해지취소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 5개 대학측 변호인단은 가천의과대 길병원 정욱진 교수를 증인 출석시키고 PPT 발표를 통해 교육부 처분의 위법함을 적극적으로 주장했다.

 

부속병원을 보유하지 않은 사립의대들이 채용한 교수를 협력병원에 겸직 근무케 한 것을 문제삼은 교육부가 겸직 교수들에 대해 해고 처분을 내린 것이 소송의 발단이다.

 

해고처분 대상은 2012년 7월 교육부가 사립학교법 개정을 통해 겸직을 법적 허용하기 전 협력병원과 의대에서 진료과 교수직을 겸임한 임상교원들이다.

 

증인석에 앉은 정욱진 교수는 교육부의 임상교원 해고 처분이 가져올 파장과 세계 의학교육의 최신 경향을 설명하며 교육부 해고가 부당함을 지적했다.

 

정 교수는 "가천대는 의대 교수 임용 공채를 통해 교원을 채용했고 나 역시 절차를 밟아 교수직에 올랐다"며 "이후 가천대는 길병원에서 겸직 및 의대생들을 가르칠 것을 지시했고 병원에서 학생들 교육을 주도했다"고 피력했다.

 

이어 "가천의대 교수직을 역임하면서 길병원 겸직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고 알았다면 교수 채용에 지원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버드대 역시 부속병원이 없고 17개 병원 모두가 협력병원이다. 협력병원 교수들이 겸직을 통해 의대생들을 교육한다"고 말했다.

 

또 "교육부 처분대로라면 지금껏 겸직 임상교원들에게 교육을 통해 학점을 이수하고 졸업장을 받은 의대생들은 학위가 무효화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교육부 처분이 인정된다면 향후 의료대란이 일어나는 등 파장이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병원 변호인 "교육부가 위법의 책임을 교수들에게 전가"

 

뒤 이은 협력병원 보유 대학 측 변호인단은 교육부의 해고 지시가 법적 근거가 없는 모순된 처분임을 강조했다.

 

협력병원 교수들의 겸직이 불가피한 사실을 인지한 교육부가 2012년 스스로 사립학교법 개정을 발의했는데도 위법의 책임을 임상교수들에게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 측 유욱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는 "협력병원 교수의 임상교육은 교육부가 20년 넘게 인정해왔고 한 번도 문제 삼지 않았다. 이제와서 문제삼는 것은 신뢰보호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교육부 스스로가 입법의무를 위반해 2012년 사립학교법을 개정했고 겸직금지 의무 위반에 대한 징계로 교수를 해임하는 것은 과도한 처분"이라고 변론했다.

 

유 변호사는 "겸직 임상교수들의 해임시 한국의 의료인 양성 시스템이 붕괴된다. 협력병원 교수들에게 졸업장을 받고 아산병원과 삼성병원 등에서 진료중인 의사는 1만명을 초과한다"며 "이들의 의사자격이 문제됨은 물론 우수 인력의 이탈로 의료서비스가 질적하락하고 해고 교수들의 집단소송으로 불필요한 사회비용이 소모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그는 "교육부 처분이 법적으로 인정될 경우 의사교육이 몰락함은 물론 교육부도 책임질 수 없는 국민적 파장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맞선 교육부 측 변호인은 시종일관 "애초 협력병원 진료와 의대 교수직을 겸임하는 것이 법적으로 불가하다"는 논리로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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