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왜곡현상, 학계·업계 '전전긍긍'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불신감 고조…인식 개선 필요성 확산
2014.09.23 20:00 댓글쓰기

의료방사선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학계와 산업계 모두 과장된 보도로 인해 국민들의 신뢰감이 극도로 저하된 점을 우려했다.

 

방사선 위험성은 익히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산업용·의료용 방사선을 막론하고 괴담 수준의 정보가 퍼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MRI, CT 촬영을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하는가 하면 국회에서는 영상의학 고유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않는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의료진과 국민들의 시각차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소통의 장은 거의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김영욱 교수는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주최 학술포럼에서 “우리 사회에서는 한번 낙인될 경우 회복하기는 매우 힘들다”며 “방사능 역시 정확한 정보 전달을 통해 국민들에게 이해의 장을 넓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방사선은 결국 불확실성과 불안의 문제와 연결된다”며 “국민들이 과학적인 불확실성에 대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방사선에 대한 기초 지식을 가질 수 있도록 보편적인 교육이 필요하고,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파하려는 노력이 그동안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대한영상의학회도 올바른 정보 제공을 위해 힘을 쓰고 있다. 학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구결과를 토대로 정확한 진료를 위해 ‘CT 재촬영’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7월 심평원은 ‘CT․MRI 재검사 가이드라인 적용 전 실태조사’를 마무리했다. 해당 조사에서는 “CT, MRI와 같은 고가 특수 의료장비의 불필요한 중복촬영이 매년 증가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중복촬영의 약 90%가 “진료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라는 결론이 최종 도출됐다.

 

대한영상의학회 정승은 품질관리이사는 “재검사는 대부분 진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시행되게 된다”며 “한 달 이내 촬영이라고 해서 모두 불필요한 재검사로 호도하는게 오히려 국민 건강에 위해가 된다”고 설명했다.

 

도경현 홍보이사 역시 “불필요한 재검사는 동일 부위에 방사선 피폭을 증가시키고, 의료비를 상승시키기 때문에 줄여야 하는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과도한 규제로 인해 즉시 추가 검사가 꼭 필요한 환자의 검사가 지연되거나 시행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초래한다”고 단언했다.

 

영상진단장비 업계, 피폭량 현격히 줄여

 

사회적 관심이 방사선 피폭량에 집중되자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자사 제품 소개에 관련 내용을 넣고 있다. 특히 신제품 런칭에 있어 ‘피폭량 절감’은 이제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된 지 오래다.

 

올해 4월 GE헬스케어는 ‘레볼루션 CT’ 기자간담회에서 넓은 부위를 단 1번으로 촬영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GE헬스케어 관계자는 “촬영횟수를 최소화시켰다는 사실은 그만큼 피폭량 절감 문제 해소를 현실화시켰다는 반증”이라며 “레볼루션 CT는 기존 장비의 특장점을 하나로 융합시킨 혁신적 산물”이라고 소개했다.

 

한국법인 전환 이후 공고한 입지 구축에 나선 도시바는 이번 달 열린 ‘Aquilion ONE VISION Edition’ 런칭 심포지엄에서 피폭량 절감 효과를 언급했다.

 

도시바 관계자는 “자연 상태에서도 일정 부분 방사능이 노출되고 있다”며 “현존하는 최고급 CT로 평가받는 ‘Aquilion ONE VISION’는 도시바 고유의 기술력을 통해 방사선 피폭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자신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민들의 방사선 공포가 줄어들지 않는 이상 학계와 산업계의 이와 같은 활동은 지속될 것”이라며 “공론의 장을 마련해 올바른 정보를 수합한 후 이를 객관적으로 전파할 수 있는 채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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