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자격시험 이관 놓고 내홍 심화
대의원회, 감사단 수시감사 요청…변영우 의장 '의협에 수모 안겼다'
2014.12.12 20:00 댓글쓰기

전문의 자격시험 업무 대한의학회 이관을 두고 의료계가 다시 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사안을 두고 의협이 의학회를 상대로 감사에 돌입하는 등 실력 행사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 변영우 대의원회 의장[사진]은 12일 “전문의 자격시험 위탁 기관 변경과 관련, 최근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의협 감사단에 수시감사를 요청키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전문의 자격시험의 대한의학회 위탁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문의 자격시험 및 수련 관련 업무 위탁에 관한 기준을 제정, 고시했다.

 

그 동안 전문의 자격시험은 대한의학회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대한의사협회가 총괄적으로 관리‧감독해 왔지만 앞으로는 의학회가 모든 사안을 진행한다.

 

변영우 의장은 “이번 이관은 2011년 1월 발생한 전문의 시험 부정사건 때문이다. 의협이 산하단체인 의학회에 대한 감독을 잘못 했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험을 사실상 주관, 부정사건에 책임이 있는 의학회에 오히려 전문의 시험 업무를 위탁하는 선물을 안겼다”며 “이것은 또 무슨 경우냐”고 반문했다.
 
잘못은 의학회가 하고 처벌은 의협이 받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변 의장은 “의학회에서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마땅히 업무위탁을 거부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의협으로선 치욕스러운 수모”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치과의사, 한의사의 경우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등 유관단체에 자격시험을 위탁하고 있지만 의협만 상황이 달라졌다.

 

변영우 의장은 “전문의 고시가 의학회로 넘어가는 과정에 대한 수시감사를 요청할 예정”이라며 “모든 회원들에게 상황 전개 과정을 알리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학회는 의협으로부터 독립…교수협의회 활동 커져야”
 
변영우 의장은 최근 “대한의학회가 독립해 의협에서 나가야 한다”고 발언,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과 윤리를 가진 집단이니만큼 바른 판단을 해야 하지 않느냐”며 이 같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다른 산하단체였다면 의협 차원에서 제제를 가할 수 있었겠지만, 자신의 정관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 의학회에는 영향력을 끼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변 의장은 “의학회는 자체적으로 수입도 올리는 등 이제는 의협과 대등한 수준으로 성장했다”며 “의학회는 의협에서 독립하고, 교수들은 교수협의회 소속으로 의협에 들어오는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학회가 의협 내에서 너무 많은 영역을 담당하다보니 상대적으로 교수협의회는 위축될 수 밖에 없다. 기득권을 내려놓는 일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수협의회가 보다 큰 지분을 가지게되면 대한의사협회의 위상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가 회원의 절반을 넘어선만큼 차차기 회장선거에선 대학교수가 당선돼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의협 대통합혁신특별위원회에서 논의중인 정관 개정 방향에 대한 개인적 소신도 밝혔다. 변 의장은 “의협 대의원은 철저하게 회원 직선제로 선출하고, 의협회장은 간선제로 뽑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의원 직선제가 실현되면 회원들의 민의가 충분히 반영돼 혼란 등 선거후유증을 낳는 의협회장 직선제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변 의장은 “회원들이 체감할 수 있을만큼 의협이 변화하려면 먼저 대의원회와 의학회가 변해야 한다. 현재 두 곳이 의협 내에서 가장 큰 기득권을 가진 세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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