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70% '호스피탈리스트 채용하겠다'
한국형 시범사업 평가결과 발표, '현실은 구인난 심화 수가 등 효율성 높일 제도 절실'
2016.03.26 06:58 댓글쓰기

외과와 내과 등 진료과목의 전공의 수급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 상급종합병원 10 곳 중 7곳은 향후 호스피탈리스트를 채용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일선 병원들은 호스피탈리스트 구인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효성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운영·평가 협의체(이하 협의체)'는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시범사업 운영·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호스피탈리스트(Hospitalist) 제도는 입원환자를 전담하는 전문의를 두는 것으로,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진료공백을 메우고 환자 안전과 진료의 질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필요성이 제기됐다.

미국, 일본 등이 시행 중이며 국내에서는 전공의의 수련환경을 개선하는 내용을 담은 ‘전공의특별법’ 입법과 함께 논의가 시작됐다.


이번에 협의체가 56개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 소속 내과·외과 과장을 대상으로 호스피탈리스트 수요분석 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외과 75% △내과 72.7%가 호스피탈리스트를 채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종합병원 역시 외과 80%, 내과 68.8%가 채용 의향을 밝혀, 인력난에 따른 높은 근무 강도의 대안으로 호스피탈리스트 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또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외과 41.7%, 내과 45.5%가 현재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종합병원은 외과 40%, 내과 42.9%가 채용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환자들의 만족도 역시 높다. 호스피탈리스트를 둔 병동의 입원환자 179명과 그렇지 않은 병동 입원환자 162명 등 총 341명을 대상으로 환자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호스피탈리스트 병동 환자들 중 ‘주치의 전반적 만족도 점수’에서 10점 만점을 준 비율은 44.1%, 9점 만점은 26%에 달했다.

반면 일반 병동 환자의 경우 10점은 18.6%, 9점은 26.1%대였다. 또 환자의 2/3 이상이 호스피탈리스트를 둔 병동을 이용할 경우 비용을 더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병원과 환자 모두 호스피탈리스트에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현실의 벽 앞에서 의료계의 근심은 크다.
 

일찍이 호스피탈리스트 채용을 진행한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대형병원들도 모집기간을 연장하면서까지 모집에 나섰으나 당초 정한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의 등 의료진들 사이에서는 호스피탈리스트의 근로환경, 처우, 일자리 안정성 등의 문제가 제대로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협의체가 내과·외과 전문의 시험자 1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호스피탈리스트 근무 고려사항 1순위로 ‘급여수준’, 2순위 ‘근무로딩’이 꼽혔고 이어 ‘근무지역’, ‘향후 비전 및 전문의로서의 보람 및 성취 가능성’ 등도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결국 호스피탈리스트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과 채용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수가’ 등 재원이 관건이다.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운영·평가 협의체 장성인 간사는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는 전문의 전담의가 24시간 상주하는 모형이 이상적인데 이를 위해서는 근무시간 여건이 현실적으로 반영돼야 하고, 현실적인 지원과 채용을 위해서는 수가 수준이 가장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환자, 의사, 병원 모두의 이해가 충족되는 제도로서 모두의 이익을 위한 현실적인 타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외과학회 이강영 부총무는 “입원전담전문의는 의료의 질 향상, 환자의 안전을 위한 제도로, 환자 합병증 및 사망률 감소, 재원 기간 단축, 의료사고 및 분쟁 감소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결국 재원을 확보하는 게 가장 큰 과제다. 제도가 도입돼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참여와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한내과협회 이동기 총무이사 역시 “호스피탈리스트가 전공의 관련 진료 공백에 따른 대안으로 논의돼왔으나 그보다는 입원환자에 대한 의료 패러다임 전환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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