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의 배치 무산' 답답한 중환자의학회
전종헌 회장 아쉬움 피력, '세계학회 성공적 개최 보람'
2012.04.23 20:00 댓글쓰기

중환자실 전담의사 배치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 처리가 장벽에 부딪히며 성사되지 못해 의사들의 아쉬움이 계속되고 있다.

 

학회에서 전담 인력 양성을 위해 운영 중인 세부전문의제를 보다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차단되는 동시에 사망률과도 직결될 수 있는 전담의사 부족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한중환자의학회 전종헌 회장(한양의대)[사진]은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제28대 회장 임기를 마무리 짓는 소회를 전했다.

 

그는 “오는 27일부터 이틀간 개최되는 정기학술대회를 기점으로 임기를 마치게 됐다”면서 “2015년 세계학회 유치 등 좋은 일들이 많았지만 역점사업이었던 중환자실 전담의 문제를 매듭짓지 못한 것은 가장 큰 아쉬움”이라고 설명했다.

 

현행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중환자실의 경우 전담의사를 ‘둘 수 있다’고 임의적으로만 규율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 연구결과에서는 중환자실에 배치된 전공의가 2명 미만인 경우 중환자실 환자의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고 보고된 바 있다.

 

전 회장은 “중환자의학의 경우 전공이 따로 있고 개인적 흥미와 관심에 기인해 자발적으로 배우고자 하는 의사들이 대부분”이라면서 “이렇게 세부전문의를 배출해도 제도적으로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돼 답답하다”고 피력했다.

 

더욱이 중환자실은 환자들의 의료비 지출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로, 전담의사 배치만으로도 불필요한 검사와 입원을 줄이고 신속한 대응ㆍ처치가 가능해지게 된다. 의료의 질과 비용,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길인 것이다.

 

"차선책 찾을 수 있도록 대응책 고심"

 

이에 따라 의료법 개정은 답보상태지만 그 중요성이 부각, 중환자의학회와 보건복지부, 대한병원협회 등이 참여한 ‘중환자실 기준개선 TF' 논의를 통해 차선책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전종헌 회장은 “전담의사 배치는 병원 규모별로 다소 의견차가 있는 등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TFT에서 상급종합병원 지정 및 평가 기준에 넣는 방법 등 차선책 마련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임기는 마무리되지만 전종헌 회장은 지난해 유치한 제12차 세계중환자의학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또 다시 출발선에 선다는 각오다.

 

그는 “임기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여러 경쟁 국가를 제치고 세계학회를 유치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국제행사를 통해 세계 의료진들과 교류하면 정보 습득 등 유리한 면이 많다. 국내 회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 회장은 이어 “학회에서 세계중환자의학회 개최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서울아산병원 고윤석 교수를 위원장으로 조직위원회가 꾸려졌다”면서 “사무총장 역할을 맡게 돼 앞으로 전력해야 할 듯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중환자의학회 제32차 정기학술대회는 오는 27~28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리며 이날 제29대 회장으로 강남세브란스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신증수 교수가 취임한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