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빅5 중 유일하게 연구중심병원 평가에서 고배를 마시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특히 서류심사도 통과하지 못한 것에 대해 상실감이 큰 모습이다.
연구중심병원이 대형병원, 특히 빅5 병원들의 각축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서울성모병원의 1차 평가 탈락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최근 발표된 연구중심병원 1차 평가결과 신청기관 25곳 중 14곳이 선정됐다.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은 예상대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합격 명단에 서울성모병원은 빠져 있었다. 빅5 병원 중 유일한 탈락이었다. 1차 평가가 서류심사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자격기준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얘기다.
사실 서울성모병원은 다른 빅5 병원들과 마찬가지로 그 동안 연구중심병원을 겨냥해 적잖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왔다.
연구중심병원으로 가기 위해 지난해 2월 연구부원장직을 신설하는 한편 대표적 연구기관인 가톨릭의과학연구원의 조직도 재편했다.
여기에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 캐터링 암센터, 미시간대 심혈관센터와 공동연구 등 대외 연구협력을 활발하게 추진해 오던 상황이었다.
이 외에도 별관을 연구공간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임상시험센터와 암연구소를 이전하고, 면역질환융합연구사업단도 배치했으며 올해 상반기 인체유래물은행도 신설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학수고대하던 연구중심병원 선정에서 탈락하며 그 동안 진행했던 모든 노력이 빛을 바라게 됐다.
무엇보다 경쟁병원들이 무난히 1차 관문을 통과한 반면 빅5 중 유일하게 탈락한 것을 두고 대내외적으로 많은 말들이 나오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다른 곳은 몰라도 서울성모병원이, 그것도 1차 서류심사에서 탈락한 것은 의외”라며 “빅5가 최종 평가에도 오르지 못한 것은 불명예”라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내부 역시 1차 평가 탈락에 적잖이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직원들 사이에는 상실감, 허탈감, 우려감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병원 한 관계자는 “참담한 심정이다. 경쟁병원들과 견줬을 때 진료실적은 다소 밀리더라도 연구력 만큼은 자부했는데 서류심사도 통과 못해 적잖은 충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구중심병원은 국고지원 등 혜택 여부를 떠나 자존심의 문제”라며 “빅5 중 유일하게 탈락했다는 소식에 허탈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내외부 평가에 대해 서울성모병원은 연구력이 아닌 준비 부족에 의한 결과라며 애써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김태윤 연구부원장은 “이번 탈락은 서류상 숫자 기입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연구 인프라나 기준이 충분한 만큼 오는 7월 추가 선정에는 무난히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