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이었다. 지난 2013년 3월 단국대학교 교직원 인사에 학계가 술렁였다. 당시 학계 논란의 중심에 있던 한방 항암제 ‘넥시아’ 개발자 최원철 교수가 단국대학교 인사자 명단에 포함되면서 세간의 관심은 강동경희대병원에서 단국대학교로 옮겨졌다. 한의대가 없는 대학에 한의사 출신 교수를, 그것도 직제에 없던 특임부총장이라는 명함을 달아 전격 영입한 것을 두고 설왕설래(說往說來)했다. 특히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넥시아글로벌센터를 건립키로 한 사실이 전해지며 ‘넥시아’를 둘러싼 공방은 더욱 가열됐다.
그로부터 2년여가 흐른 2015년 1월. 넥시아글로벌센터는 모든 시스템을 완비하고 순항 중이었다. 센터 위용과 운영체계는 그 동안의 우려를 무색케 했다.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내 치과대학병원 5~6층에 위치한 넥시아글로벌센터는 묵묵히 진료와 연구를 수행하고 있었다.
최원철 부총장을 비롯해 그 동안 20년 가까이 동고동락을 함께한 엄석기 교수 등 한의사 3명과 복수면허자 2명 등 총 6명의 의료진이 포진해 있다.
센터에 들어서면 품격 있는 인테리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암환자의 심리적 고충을 감안해 밝고 포근한 분위기로 꾸몄다.
옻나무 추출물 항암제 특성을 살려 옻나무를 형상화 한 조형물이 5층과 6층을 관통한다. 글로벌센터답게 전세계로 번성하길 기원하는 의미도 담았다.
센터 중앙에는 환자 상태를 충분히 파악하기 위해 별도의 예진실을 배치, 본격적인 진료 전 증상이나 예후 등을 꼼꼼히 살피도록 했다.
환자는 예진이 끝나면 바로 앞 진료실에 들어가 의료진과 시간 제약없이 진료를 받는다. 100% 예약진료로 운영되는 만큼 진료시간은 충분한 간격을 두고 운영된다.
관심이 가는 대목은 탕전(湯煎)실이다. 사실 최원철 부총장은 강동경희대병원 재직 시절 안전을 이유로 원내 탕전실에서 넥시아를 포제하지 않았다.
넥시아의 주재료인 옻나무는 우루시올(urushiol)이라는 알러지 성분이 있어 병원 내에서 포제하기 위험하다며 외부 시설에서 포제해 사용했다.
하지만 넥시아글로벌센터는 추출, 탕전, 포제에 필요한 모든 시설을 갖추고 원스톱으로 넥시아를 조제, 환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넥시아 조제 전과정은 전문 한약사가 관리한다.
사실 넥시아글로벌센터는 진료 보다 연구 비중이 훨씬 높았다. 진료 중심의 5층을 제외한 6층과 지하까지 연구인력이 배치돼 있었다.
그 동안 끊임없이 안전성과 유효성 논란이 제기돼 왔던 만큼 과학적으로 넥시아 효과를 입증하는 한편 보다 개선된 항암제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특히 학교 측에서 넥시아 연구가 지속될 수 있도록 최적의 여건을 마련해 준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하는 부담도 적잖다.
센터 의료진은 한방 항암제 관련 기초연구를 비롯해 혈액암 등 다양한 형태의 연구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다만 넥시아글로벌센터가 지난 해 2월 개소한 만큼 장기적인 임상연구 결과물은 오는 2016년 경에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넥시아글로벌센터 엄석기 교수는 “국제 학술지에 연구결과를 발표하면 국내 의료계에서 문제를 제기해 불필요한 소명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무조건적인 비판보다 학문적으로 한방 항암제의 가치를 지켜봐 주길 바란다”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넥시아 연구가치를 인정, 최원철 부총장에서 기회를 제공한 단국대학교 장충식 이사장 역시 의료계의 무조건적 배척 행태를 경계했다.
장충식 이사장은 “사람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는게 마땅하다”며 “원천적으로 그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은 올바른 의학자의 태도가 아니다”라고 일침했다.
이어 “단국대학교가 넥시아를 품은 것은 그 가능성에 대한 기회를 주고자 함이었다”며 “이제 인프라를 갖췄으니 결과를 기다릴 때”라고 덧붙였다.
다만 설립 예정인 단국대학교병원 암센터에서 넥시아를 적용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어설픈 양한방 협진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해 병행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