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한방 난임치료의 정부기관 연구용역 결과 발표에 대해 복지부에 토론회를 제안했다.
의협 한방특별대책위원회(이하 한특위)는 지난 20일 오후 한국한의약진흥원에서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 이창준 국장과 간담회를 갖고 의학계와 한의계 전문가들이 모여 한방난임치료 연구결과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토론회 개최를 복지부에 제안했다.
이날 간담회는 11월23일 예정된 대한한의사협회 주최 한의약 난임지원사업 성과대회를 보건복지부가 후원하는 것에 대해 한특위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성사됐다.
이 자리에서 한특위는 최근 발표된 한방난임사업 연구에 대해 ▲ 대조군조차 없는 신뢰할 수 없는 연구 디자인 ▲ 월경주기 7주기 동안의 누적임신율을 인공수정 1시술 주기당 임신율과 단순비교하여 비슷한 성공률이라고 주장한 점 ▲ 한방난임치료의 1주기 평균 임신율이 원인불명 난임환자의 자연임신율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열등하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한특위 위원인 최영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발표된 연구는 증례를 모아놓은 집적보고(case series)에 불과한데 현대과학적 기준(근거중심의학)으로 검증됐다고 발표했다"며 유효성을 검증할 수 없는 연구 디자인의 한계를 꼬집었다.
최 교수는 "원인불명 난임환자에서도 1주기 당 자연임신율이 2~4%에 이르는데 이번에 발표된 결과에 따라 1주기 평균 임신율을 계산하면 2%정도여서 사실상 자연임신율과 비슷하거나 더 낮다”고 지적했다.
특히 산부인과 전문의인 곽미영 대한개원의협의회 부회장은 "임신을 원해도 못하는 부부의 마음이 얼마나 절박한가. 이들이 잘못된 정보로 인해 소중한 기회와 시간을 날리지 않도록 정부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정부 책임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창준 복지부 국장은 “한방을 현대화, 과학화해서 검증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정부 역시 같은 입장”이라면서도 “아직 첫 단계인 만큼 향후 추가 연구에서는 의료계 우려가 반영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이해를 당부했다.
김교웅 한특위 위원장은 “한방치료가 정말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면 당연히 치료에 이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복지부에 의학계와 한의계 전문가들이 과학적 기준으로 연구 결과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토론회 개최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창준 국장은 “토론회 개최에 찬성한다.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일정을 상의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