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국내 첫 '메디컬 키보드' 도입
유럽·미국 등 사용 보편화···'손 많이 가는 등 '원내 감염관리' 철저 차원'
2020.04.20 05:0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의료기관 내 감염 관리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선제적으로 '메디컬 키보드'를 도입, 주목을 받고 있다.
 
메디컬 키보드 및 마우스는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지만 유럽 및 미국 의료기관에서는 널리 쓰이고 있다.
 
독일 로버트 코흐연구소(RKI)의 경우 의료기기 장치와 비품은 가능한 표면이 평평하도록 제작돼 청소 및 소독이 용이해야 한다는 내용을 병원을 대상으로 권고하고 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비말(침방울) 감염을 주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플라스틱이나 종이 위에서도 4일 이상 생존했다는 연구결과 등을 고려하면 마스크 착용뿐만 아니라 물체 표면에 대한 소독에도 주의가 요구된다.
 
병원에서 사용되는 마우스와 키보드는 불특정 다수의 손이 가장 많이 거치는 장비다. 소독이 용이하고 감염 관리가 철저해야 하지만 워낙 자주 쓰이는 만큼 간과하기도 쉽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세브란스병원이 독일 액티브키 (Activekey) 메디컬 키보드 및 마우스를 전(全) 수술실에 도입하기로 했다.
 
해당 제품 공급을 담당한 ㈜이온크루 이강훈 대표는 “일반적인 키보드들은 키캡과 키캡 사이 혹은 하우징(케이스)과 하우징 사이에 많은 공간들이 있는데 그럴수록 효과적인 청소와 소독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소독을 위해 키캡 아래의 공간, 나사 홀, 기구적인 틈 등에 세척제 및 소독약을 붓는다고 해도 먼지나 세균이 포함된 액체들을 밖으로 빼낼 수 없게 된다. 이런 찌꺼기들이 오랜 시간 남아 있게 되면 외려 세균 증식을 초래할 수 있다.
 
메디컬 키보드는 세균이 서식할만한 공간을 최소화한다. 일반적인 키보드와 다른 디자인으로 제작되며 실리콘 멤브레인 막을 씌워 키보드에 약품 및 세척제를 뿌리거나 닦아내는 위생처리가 가능하다. 실리콘 멤브레인 소재는 세척 후 빨리 마르는 특징으로 세균 배양 위험을 줄인다. 
 
살균제 혹은 수분이 남아 있지 않아 내외부 재오염이 없고, 키보드 안쪽으로 액체가 새거나 떨어질 우려도 적다. 청소 중 키 누름 방지, 스팀살균이나 담금세척 등 일반적인 키보드로는 할 수 없는 소독도 가능하다.
 
또 완전한 표면 살균소독을 위해 ‘팬타그래프 타입’이라고 불리는 평평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정확한 작업이 요구되는 수술 및 시술 과정에서 일반적인 키보드와 같은 사용감을 가질 수 있도록 제작됐다.
 
이강훈 대표는 “컴퓨터 주변 장비도 병원에서 쓰이는 다른 의료기기처럼 철저한 소독이 필요하지만 국내서는 아직 문제의식이 높지 않은 것 같다”며 “해외에서는 의료기관 전용의 주변장비 사용이 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술실에서 사용하기 적합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세브란스병원에서 1년 이상 시범 사용을 거쳐 최근 도입이 결정된 것”이라며 “요즘 감염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데 메디컬 키보드와 마우스 장비가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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