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진정 국면···병상 텅 빈 공공의료원 위기감
전담병원 지정 후 확진자 줄었지만 일반진료 불가·적자 누적 등 의료공백 심각
2020.04.21 05:4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국내 코로나19 확산이 진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운영 중인 공공의료원에 빈 병상이 늘어가며 운영 효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23일 감염병 위기 경보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한 이후, 전국 지방의료원 및 공공병원 등 43곳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했다.
 

코로나19 전담병원은 외래진료 및 응급실 운영을 축소 또는 폐지하고 기존 입원 환자를 타 병원으로 전원해야 하는 등 일반 환자를 코로나19 확진자와 함께 입원 치료할 수 없기 때문에 의료원 운영 적자와 지역 의료공백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수도권과 같은 대도시는 공공의료원이 아니어도 여건이 좋아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커다란 어려움이 없지만, 일부 지방은 응급실을 갖춘 일반병원이 없는 등 의료 인프라가 열악해 공공의료원에 의존이 높은 상황이다.
 

데일리메디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월 말부터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운영 중인 공공의료원 대부분은 보유 병상 대비 확진자가 부족해 빈 병상이 늘어가는 추세다.
 

31번 확진자를 중심으로 대구‧경북 지역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초기 병상 부족으로 논란이 된 바 있으나, 방역당국이 생활지원센터로 경증 환자를 이송하는 등 대책을 강구해 현재는 안정화됐다.
 

286병상을 보유 중인 서산의료원은 지난 2월 27일 천안 지역 확진자 4명의 입원을 시작으로 대구, 서산 등에서 발생한 확진자 51명을 입원 치료했다.
 

지난 17일 확진자 3명이 완치 판정 후 퇴원하며 현재 서산의료원에서 치료 중인 코로나19 확진자는 한 명도 없다.
 

강원도 삼척의료원 또한 142병상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 입원 중인 확진자는 한 명도 없다. 해당 지역에서 유일한 투석실 운영을 제외하고 외래 진료는 진행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최초 발생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했던 인천의료원은 현재 총 68개의 음압병상을 보유 중으로, 20일 오전 8시 기준 입원 치료 중인 확진자는 총 27명이다.
 

19일 기준으로 진안의료원은 26병상 중 1명, 남원의료원은 94병상 중 7명, 군산의료원은 102병상 중 24명의 확진자가 치료 중이었다.
 

그나마 군산의료원은 감염병동이 분리돼 있어 외래환자 진료를 받고 있지만, 진안과 남원의료원은 이마저도 할 수 없어 전화상담을 통한 약 처방만 나서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최대 발생 지역인 대구‧경북 공공의료원의 입원 치료 중인 확진자는 타지역보다 많았지만, 점차 빈 병상이 늘어가는 분위기는 같았다.
 

683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국내 최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지역인 대구의 대구의료원은 351병상을 보유 중이며 현재 300명 이하의 확진자가 치료받고 있다.
 

254개의 음압병상을 보유 하고 있는 부산의료원은 20일 기준 23명의 확진자가 입원 치료 중이다.
 

의료 환경이 열악해 공공의료원에 의존이 컸던 지역 주민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의료공백이 장기화되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공병원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전환하며 의료 서비스 공백에 지역주민의 불편이 커지자 경북 울진군의 울진군의료원은 감염병 전단병원 전환 후 해제했다.
 

울진의료원의 감염병 전담병원 전환 후 울진군 주민이 아프거나 다쳐 병원에 가야 하는 경우 강원도나 포항 등까지 가야 했는데 대구‧경북에서 온 환자라는 이유로 환자를 돌려보내는 사례가 종종 발생해 치료에 어려움이 컸다.
 

울진군은 기존 환자 혼란이나 대체 의료시설 부족 등을 이유로 감염병 전담병원 해제를 요청했고, 이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달 2일 울진군의료원을 감염병 전담병원에서 해제했다.

의료원 운영 적자 장기화, 보상 불안감 커져
 

의료원 운영 적자 또한 만만찮은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우선 전담 의료기관의 보조금 신청을 받아 시설비와 장비비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적자운영 장기화에 따른 부담이 커지자 현장에서는 손실 보상이 어느 정도까지 이뤄질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원주의료원은 전담병원 지정 후 의료수익 부문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3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했지만 정부 보전은 손실 중 일부인 입원실 중단에 따른 손실금 12억9500만원에 그쳤다.
 

다른 의료원들도 비슷한 상황으로 일부 의료원은 적자 운영을 타개하기 위해 외래 진료나 응급실 진료를 재개하는 상황이다.
 

지방의료원 관계자는 “적자와 공공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내달부터 확진자 병동분리 등을 통해 응급실과 입원실을 정상 가동할 예정이다”며 “전담병원들의 손실 보전을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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