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가협상 D-day···코로나19 리스크 합의 촉각
의료계·약계 등 공급자단체와 건보공단 등 가입자 동상이몽 극복 관심
2020.06.01 05:3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오늘(1일)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수가협상) 최종 협상일의 막이 올랐다.

빠듯한 일정 속에서 코로나19 리스크를 둘러싼 합의점이 좀처럼 찾아지지 않은 탓에 올해는 특히 어떤 때보다 건강보험 가입자와 공급자 간 의견 조율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29일 대한치과의사협회를 끝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의약단체 수가협상단 간 2차 수가협상이 마무리됐다.
 
수가협상 일정이 막 시작될 당시 “작년에도 추가소요재정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다음날 아침 8시가 돼서야 수가협상이 끝났다. (재정이)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규모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던 대한약사회 김대업 회장의 우려대로 올해도 각 단체들은 2차 협상 막바지에 달해서야 대략적인 규모를 전달받은 것으로 보인다.
 
보험료 인상을 부담스러워 하는 가입자와 적정 수가를 주장하는 공급자 사이에서 건보공단 측이 매번 애를 먹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영향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두고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수가협상 일정 가운데 공단의 첫 재정소위가 종료된 후 최병호 재정운영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을 수가협상에 계량적으로 반영할 수는 없다"며 "코로나19를 아예 고려 안하는게 낫겠다는 게 저의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의료계 요구대로 코로나19 영향을 고려한다는 것은 당연히 예년보다 인상률을 높여야 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건보공단이 6월까지 요양급여 선지급을 시행해 재정 상황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데다 가입자들의 보험료 인상 부담까지 겹치는 등 사정이 여의치 않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당시 공단 측은 “현재까지는 수가협상 방침이나 방향을 코로나19과 연계해 정한 것이 없다”며 최병호 위원장의 발언에 선을 긋기도 했다.
 
1차 협상을 마친 공급자 측의 의견은 정반대였다. 대한의사협회 박홍준 수가협상단장은 “국가 전체가 코로나19 흐름 속에 놓여 있는데 이를 고려할지 여부를 얘기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라며 “의료계가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은 것을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나”라고 밝혔다.
 
첨예한 대립이 다소 누그러진 것은 2차 재정소위 후 최병호 위원장이 “가입자 측이 의료계의 어려움에 공감했다”며 당초보다 높은 인상률이 제시될 것이라고 밝힌 후다. 
 
최 위원장에 따르면 가입자 측은 애초에 작년 수준의 인상률조차 부담스러워했으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의료계의 노고를 인정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이를 반영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물론 ‘가입자 측 예상’보다 높은 밴딩 폭은 여전히 공급자가 보기에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 송재찬 단장은 2차 협상 후 “재정위원회 측에서 의료계 어려움을 고려했다는 점은 인정하고 감사를 표하지만 ‘인정의 정도’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큰 것 같다.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한한의사협회 이진호 수가협상단장도 “그 어느때보다 가입자와 공급자 기대치에 차이가 크다. 재정운영위에서 코로나19 영향을 고려하실 것처럼 말했지만 끝까지 가 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공급자 측은 코로나19 영향과 함께 인건비의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 병협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따른 손실을, 의협은 고용 인원 증대를 1·2차 협상 과정에서 언급했다.
 
한의협은 전체 유형 대비 진료비 증가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들었고 약사회는 행위료 점유율 감소를 어려움으로 꼽았다.
 
추가재정분 전체는 최근 5년간 증가세가 꾸준하나, 유형별 인상률은 들쭉날쭉한 편이다. 특히 의협은 2019년도와 2020년도 협상에서 3% 이하의 인상률을 받아들고 결렬을 선언한 바 있다.
의협 박홍준 수가협상단장은 “협상은 결렬이 아닌 합의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공단과 현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는 크게 없다. 다만 간극을 좁히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실 의협뿐만 아니라 다른 단체 협상에서도 적용 가능한 얘기다. 결국 코로나19 리스크를 어떻게 수치화해 협상에 반영할 것인가가 논란의 여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극복에 많은 기여를 했다"며 서로를 칭찬했던 공단과 의약단체가 올해는 결렬 없는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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