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1.5% 인상···병협·대개협 '인건비 부담'
간호조무사협 '인상폭 낮아' 비판···'적정수가 현실화' 호소
2020.07.15 05:1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최저임금위원회에서 1.5%로 역대 가장 낮은 최저임금 인상률이 의결된 것과 관련, 의료계는 실망스런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4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9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현재 수준보다 1.5%(130원) 인상한 872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작년 인상률인 2.9%(240원)보다 더 낮아진 것으로 역대 최저 인상률이다.
 
이를 놓고 병원들은 역대 최저 인상률도 달갑지 않다는 분위기인 반면,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일하는 간호조무사들은 낮은 인상률에 실망스런 기색이 역력하다.
 
당장 병원계와 개원가에서는 코로나19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병원들이 많다. 예전에 비해 환자도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것에 대해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이하 대개협) 관계자 역시 “직원들 임금이 1.5% 오르는 것을 무턱대고 반대할 수도 없지만 경영상 어려움이 큰 상황에서 환영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반면 최저임금 수준 혹은 그 미만의 임금을 받고 일하는 비율이 50~60%에 달하는 간호조무사들의 경우, 병원들의 어려운 상황은 이해하지만 1.5% 인상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간호조무사협회(이하 간무협) 관계자는 “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보니 이런 결정이 나온 것 같다”며 “병원들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간호조무사 입장에선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2년 동안 최저임금 인상률이 10% 이상으로 높았던 데 대해 대개협과 간무협은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실제로 최저임금은 2018년도 16.4%, 2019년도 10.9% 인상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간무협 관계자는 “초기에 인상폭이 크다보니 오히려 병원들이 준비할 새도 없었고 심리적 저항감만 커졌다”며 “최저임금 대폭 인상으로 부담이 커진 일부 병원들에서는 기존 수당을 없애거나 줄여서 실제로 간호조무사들이 받는 돈은 별 차이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0년도 2.9%, 2021년도 1.5%로 인상폭이 급격히 줄었다. 결국 매년 꾸준히 6~8%로 오르던 상황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오히려 예전처럼 안정적으로 인상률이 책정되는 편이 나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개협 관계자도 “앞서 최저임금이 두 차례 크게 인상되면서 병원 인건비 지출이 대폭 늘었고, 일부 병원들이 직원들을 내보내거나 폐원하는 사례도 많았다”며 과거 인상의 여파가 아직 남아있음을 시사했다.
 
이처럼 최저임금 인상률을 놓고는 반응이 갈린 병원‧개원가와 간무협은 결국 문제는 수가라는 것에는 목소리를 같이 했다.
 
대개협 관계자는 ”임금이 올라갈 수 있도록 원가 이하 수가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며 ”병원들이 생존할 수 있는 적정수가가 책정되면 임금을 올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1.5% 이상으로 올려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병협 관계자 역시 ”수가가 적절히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건비만 늘어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동의했다.
 
간무협 관계자는 ”의료기관은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공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문을 닫지 않도록 국가가 나설 필요가 있다“며 ”수가 조정을 통해서 병원의 환자가 줄어든 부분에 대해 일정 정도 보전을 해준다면 간호조무사의 처우 개선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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