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이 지난 8일 열린 보건복지부 및 질병관리청에 대한 ‘2020년도 국정감사’에서 의대정원 증원 및 의료계 총파업 등에 관한 여당 의원들의 질문 세례를 받고 당혹감을 내비쳤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질의는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에 집중됐다.
신현영 의원은 김연수 병원장에게 의사 수 정원 확대 등에 대한 소신과 관련해서 질의했다.
신 의원은 “지난해 발표한 칼럼에서는 의사 수 확대를 주장했으나 이번 의사 총파업에는 정책 중단과 원점 재논의를 주장했다”고 지적하며 의대 증원에 대한 소신을 요구했다.
이에 김연수 병원장은 “필수의료를 위해 의대 정원 증원도 해야 하고, 인구구조 고령화에 따라 의료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의사 증원에 대한 소신은 바뀌지 않았다”며 “다만 정부의 지역의사제 방안에 대해서는 일부 반대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역의사를 증원해야 한다는 것은 정부와 동일한 생각이지만 ‘지역의사제’라는 별도 제도는 곤란하다"며 "지역의료 확충에는 동의하나 기본적으로 규모와 방법은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 의원 “말 바꾸기로 전공의‧의대생 앞세워 특권 누리려한 것”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김 원장 해명을 ‘말 바꾸기’라고 지적하며, 이번 의사 총파업의 불법성 여부에 관해 질의했다.
김 병원장은 의료계 총파업 사태의 위법성을 묻는 강 의원 질의에 대해 한동안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강 의원은 “김연수 병원장은 의사 집단휴진 사태를 합법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질의했고, 김연수 병원장은 말을 잇지 못 하다가 “노조 설립이 안 된 상황에서 법적으로 따지면 불법”이라고 답했다.
또한 보건복지부의 업무개시명령을 따르지 않은 것도 불법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수긍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강 의원은 “작년에 의대정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스스로 불법이라 인정한 이번 집단휴진 사태 때 정부에게 정책 중단과 원점 재논의를 요구하는 것은 후배 의사들의 불법행위를 부추긴 것이 아니냐. 김 원장 얘기는 전형적인 말 바꾸기로, 전공의와 의대생을 앞세워 의사 특권을 누리려고 했던 것이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김연수 원장은 국정감사 당일(8일) 오전 주요 대학병원장들과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룸에서 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의 국가고시 응시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신현영 의원은 이를 두고 명확하게 무엇에 관한 사과냐고 물었고 김 원장은 “학생들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시험거부라는 초유의 집단행동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선생과 선배로서 국민들에게 사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본과 4학년 학생들의 의지를 묻는 질문에 “학생들의 사과는 학장들이 관여하고 있어 직접적으로 듣진 못했지만 시험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학생 일부는 시험 프로세스 망가뜨린 것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사과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입장은 기존과 다르지 않았다. 단, “국민 양해가 더 필요하다”고 말해 정부의 입장 변화 가능성이 엿보여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박능후 장관은 “해당 문제는 대국민과의 관계를 생각해야 한다”며 “1년에 수백 개를 치르는 국가시험 중 어느 하나만 예외적으로, 그것도 특별한 사유가 아닌 응시자들 요구로 재응시를 허용하는 것은 어려운 경우”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고, 국민들 양해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