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년차 레지던트 모집 텅텅 빈 창구···지원자 기근
중도 합류 부담에 기피과 포진 충원 어려움···병원들 '올해도 역시나' 허탈
2022.01.29 06:2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박정연 기자] 레지던트 상급년차 모집은 예년과 다를 바 없이 저조한 관심 속에 마무리됐다. 대형병원과 중소병원 모두 충원 사례를 찾기 어려웠다.

데일리메디가 28일 전반기 레지던트 상급년차 모집 현황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수련병원들의 창구에는 마감시한까지 접수된 원서가 없었다.

이번 모집에는 79개 수련기관에 629명 정원이 배정됐는데, 데일리메디는 이 중 31개 병원 지원 현황을 조사했다. 일부 병원은 아예 모집에 참여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빅5 병원도 허탕, 접수창구 썰렁
 
전공의들의 선호도가 높은 빅5 병원이나 대학병원들도 지원자 구하기에 애를 먹었다.
 
상급년차 모집의 경우 주로 비인기과가 포진돼 있는데, 1년차 모집에서도 충원이 어려운 상황에서 중도 수련 희망자가 나타나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란 전언이다.
 
서울대병원은 이번 상급년차 추가모집에서 외과 2년차와 3년차를 각각 1명씩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없었다.
 
지난 전기모집에서 빅5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구가했던 삼성서울병원 또한 소아청소년과와 응급의학과 2년차 레지던트를 각각 1명씩 선발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서울아산병원도 외과 3년차 2명의 공백을 메꾸려 했지만 소득은 없었다.
 
세브란스병원은 아예 전형을 실시하지 않았다. 병원 관계자는 “상급년차 레지던트 결원이 있었지만, 해당 진료과의 의사에 따라 모집을 진행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수도권 주요 대형병원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건국대병원(14명 모집), 강북삼성병원(3명 모집), 이대목동병원(7명 모집), 한림대강남성심(7명 모집), 아주대병원(12명 모집) 모두 지원자가 전무했다. 
 
이대목동병원 관계자는 “상급년차 모집이 어렵긴 해도 매년 1~2명 정도는 있었는데 올해는 한 명도 없었다”며 씁쓸함을 표했다.
 
지방 거점 대학병원들도 모집공고가 무색했다. 
 
부산대병원, 전북대병원, 전남대병원, 충남대병원, 제주대병원 모두 원서를 받지 못했다. 강릉아산병원, 계명대동산병원, 한림대춘천성심병원도 허탕을 쳤다.
 
물론 가뭄에 콩 나듯 지원자를 받는데 성공한 병원들도 있었다. 이들 병원 또한 각 1명의 지원자를 간신히 받았을 뿐이지만, 지원자가 있다는 자체에 의미를 뒀다. 
 
고려대의료원은 이번 모집에서 무려 30명 정원을 받았는데, 이 중 3년차 흉부외과 레지던트 한 명을 충원하는데 성공했다. 
 
7명 모집에 나선 길병원은 산부인과 2년차 레지던트 1명을 뽑는 자리에 1명이 지원했으며, 강동경희대병원은 총 16명 TO 중 소청과 4년자 레지던트에 1명이 원서를 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도 신경과 3년차에 1명이 지원하면서 7명 정원 중 한 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방에선 삼성창원병원이 내과 2년차 결원에 1명이 지원했다. 삼성창원병원 관계자는 “결원과 전문과목에 딱 맞는 지원자를 찾는 건 굉장히 어렵다. 올해는 운이 좋아 마침 적합한 지원자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국립대병원‧지방 중소병원도 지원자 ‘0명’
 
국립대병원 및 지방중소병원의 상황 역시 참담했다. 중소병원 뿐 아니라 규모가 큰 국립대병원 역시 단 한 장의 지원서를 받지 못했다.
 
전남대병원은 내과와 산부인과에서 총 10명, 전북대병원은 내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에서 총 10명 모집에 나섰지만 지원자는 전무했다.
 
충남대병원과 제주대병원, 부산대병원 또한 지원자 0명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피하지 못했다. 인턴모집에서 선방했던 공공병원과 지방 중소병원의 상황 역시 상급년차 전공의 모집에서는 씁쓸한 성적표를 받았다. 
 
전공의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1명 모집)과, 올해 인턴 모집에서 선전한 명지병원(5명 모집)도 지원자가 없었다.
 
2022 인턴 모집에서 27명 모집에 46명이 지원해 인기를 자랑한 중앙보훈병원은 가정의학과 3명 모집에 나섰지만 지원자는 없었다.
 
전남지역 중소병원인 예수병원은 13명으로 중소병원 중 가장 많은 정원을 모집했으나 지원서를 받지 못했다.
 
중소병원 관계자는 “통상 상급년차 전공의 충원은 드문 일이라 거의 기대하지 않고 있다”며 “중간에 합류하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과도 대부분 기피과이다 보니 지원자가 몰리길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토로했다.

임수민·박정연 기자 (min0426@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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