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공학-이학을 아우르는 ‘융합의학’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면서 대변화를 예고했다. 시발점은 서울대학교병원 등 국립대병원들이 될 전망이다.
국립대병원의 융합의학 인력 양성을 골자로 하는 '서울대병원 설치법'과 '국립대학병원 설치법' 일부개정안이 지난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국립대병원들이 융합의학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번 개정안은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국립대병원 사업 내용에 '융합의학 교육 및 연구'가 신설됐다.
기존 국립대병원이 수행할 수 있는 ▲의학계 학생 임상 교육 ▲전공의 수련과 의료 요원 훈련 ▲의학계 관련 연구 ▲진료사업 ▲공공보건의료사업 등에 융합의학이 추가됐다.
융합의학은 '의학계와 이공계 등 다른 학문과 융합에 기반을 둔 응용학문'이라고 정의됐다.
교육부는 이번 법 개정을 통해 국립대병원이 여러 학문적 역량을 겸비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국가 바이오헬스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기계·재료·화학공학 등이 의학과 융합돼 첨단 의료기술 개발이 활발해지고 심리학과 의학이 접목돼 여러 정신질환 치료기법 등이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실 융합의학과는 서울대학교병원이 수 년 전부터 공을 들여온 프로젝트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2020년 교육부와 기획재정부 협의를 거쳐 융합의학기술원과 융합의학기술원 산하 융합의학과를 개소하며 본격적인 융합의학 시대를 예고했다.
융합의학기술원 설립에는 김연수 병원장의 강한 의지도 한몫했다. 김 원장은 2019년 취임 직후 융합의학과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
병원 간 지나친 경쟁으로 진료에 치우친 현실을 우려하며, 추후 교육과 연구 등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표명했다.
융합의학기술원이라는 새로운 독립기관을 신설한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융합의학과는 국가의학연구중심병원 및 4차병원으로 도약하겠다는 서울대병원의 포부가 담겨있다.
융합의학과 신임교수들은 선발된 연수생들의 융합의학 관련 연구 및 교육을 담당하게 된다.
의학자·공학자·과학자로 모집되는 연수생들은 혁신의료기술연구소 등에서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동시에 서울의대 임상의과학과 대학원생 모집에 응시해 의대 교수들로부터 지도를 받을 수 있다.
김연수 병원장은 “변화하는 의료환경을 선도하기 위해 융합의학이 필수”라며 “이번 개정안 통과로 의학-공학-이학을 아우르는 융합의학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기기, 치료제 등 의료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대한민국 융·복합 연구역량 강화는 물론 국제적 선도를 이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