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매출 껑충 '100억→170억'
8월 입원수입 역대 최고로 '70%' 급증…초고가 약제 '졸겐스마' 위력
2022.10.04 05:25 댓글쓰기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입원수입이 한달 새 무려 70% 급상승,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례없던 상황에 병원도 적잖이 놀란 분위기다.


병원 측에 따르면 지난 8월 어린이병원 입원수입은 17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월 단위 최고 매출액으로, 평소 100억원 규모 대비 무려 70%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상황은 ‘졸겐스마’라는 초고가 의약품 위력에 기인한 결과다. 단일 의약품이 서울대어린이병원의 매출 그래프를 요동치게 만든 셈이다.


노바티스의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성분명 오나셈노진아베파르보벡)’는 1회 투여비용이 20억원에 육박하는 초고가 치료제로, 국내 도입 전부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근 미국 블루버드바이오가 내놓은 유전자 치료제 ‘진테글로’ 약가가 37억원으로 책정되면서 세계 최고가 치료제 자리를 넘겨줬지만 국내 도입된 치료제 중에는 여전히 가장 비싼 약이다.


‘졸겐스마는’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지만 워낙 고가인 탓에 진료현장에서 사용되지 못하다가 1년 여 만에 건강보험 급여화가 결정됐다.


급여화 과정에서 적잖은 논란이 있었지만 역대 최고액인 보험약가 ‘19억8173만원’이 결정되며 대한민국 건강보험 급여 역사를 새로 썼다.


기존에 가장 비싼 급여약으로 불리던 백혈병 치료제 킴리아(3억6000만원) 보다도 무려 5배 가까이 높은 액수였다.


첫 투여는 지난 8월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이뤄졌다. 생후 24개월인 척수성 근위축증(SMA) 소아환자에게 ‘졸겐스마’가 처음 투여됐다.


환자는 생후 6〜7개월 즈음 척수성 근위축증 진단을 받고, 그동안 ‘스핀라자’를 맞았다. 스핀라자는 매년 3번 맞아야 하는 것과 달리 졸겐스마는 평생 1번만 맞으면 된다.


주목할 점은 졸겐스마 급여화 이후 각 병원들의 청구서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속속 접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졸겐스마 약가를 감안하면 천문학적인 청구액이 발생해야 하지만 정부는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감안해 올해는 14명까지만 투약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중 7명은 신규 환자, 나머지 7명은 바이오젠의 스핀라자를 맞아왔던 기존 환자다. 총액으로보면 280억원 정도의 재정이 투입될 예정이다.


서울대어린이병원의 경우 8월 한 달 간 3명의 환자에게 졸겐스마를 투입, 60억원에 달하는 급여비를 청구하면서 매출액이 출렁였다.


하지만 현행 제도상 병원 입장에서는 약제비가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다. 매출액은 늘었지만 남는 게 없다는 얘기다.


비급여 약제의 경우 일정 부분 차액 발생을 기대할 수 있지만 급여 약제는 납품단가와 청구단가가 대동소이한 게 통상적이다.


약제 투여와 관련한 행위수가, 검사비, 입원료 등 일반환자 수준에서 수익을 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경영적 측면에서는 고가약 졸겐스마의 매력은 없음을 의미한다.


한 병원계 인사는 “졸겐스마는 국내 건강보험 급여의 새역사를 쓴 역대금 고가약인 만큼 개별 의료기관의 급여 청구액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위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급여약제를 통해 의료기관이 얻는 이익은 미미한 만큼 불필요한 오해는 삼가야 한다”며 “병원 입장에서는 매출이 늘어도 수익에는 큰 변화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졸겐스마는 급여화 조건으로 △환급형 △총액제한형 △환자단위 성과기반형 등 3개 위험분담 유형이 모두 적용됐다.


‘위험분담제’는 약제 효능과 보험 재정 영향 등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약회사가 일부 분담하는 제도다.


환급형은 청구금액에 대해 일정 비율의 금액을 제약사가 건보공단에 환급하는 방식이다. 다만 해당 금액과 비율은 공개되지 않는다.


환자 단위 성과기반형은 환자별 치료 성과를 총 5년 동안 추적, 관찰해 치료 실패시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급하는 제도다.


졸겐스마주를 투여 받는 환자의 보호자는 5년 동안 주기적인 반응평가 등 장기추적조사에 대한 이행 동의서를 작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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