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골수 줄기세포 치료가 최근 일선 의료현장에서 무분별한 ‘과잉진료’ 논란의 중심으로 지목되고 있는 모양새다.
신의료기술 인정 이후 무릎 관절염 환자들의 줄기세포 치료 수요가 급증하면서 내과, 안과, 한의원 등에서 경쟁적으로 시술을 도입하고 있어 환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해당 치료에 대한 실손 보험금 청구가 크게 늘면서 보험회사가 보험금 지급을 보류하거나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관련 시장은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명 ‘골수 줄기세포’라고도 불리우는 이 치료의 정식 명칭은 ‘무릎 골관절염에 대한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다.
환자 골반뼈에서 채취한 골수를 농축해 관절염 부위에 주사하는 치료로, 무릎 관절염 초·중기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할 수 있으며, 염증 및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이에 지난해 7월 골수줄기세포 주사 치료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 대상 통증 완화 및 기능 개선 목적으로 신의료기술로 인정됐다.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다는 것은 그전까지 보험금 청구가 불가능했던 이 시술이 비급여 시술로 보험금 청구가 가능해졌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일부 의료기관에서 비급여 의료비를 노리고 과대홍보에 나서거나 골관절염 치료 전문성이 부족한 다른 진료과에서도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한의원, 요양병원, 피부과, 안과 등에서 정형외과 의사를 고용해 줄기세포 치료를 시행하는 사례가 적잖은 상황이다.
이 주사의 시술비용은 최소 20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으로, 의료기관들이 실손보험 가입자를 중심으로 고가 비급여 의료비를 부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1억원 정도에 머물렀던 골수 줄기세포 시술에 대한 보험금 지급은 지난해 연말 기준 34억원으로 급증했다.
골수 줄기세포 치료의 경우 별다른 자격제한을 두고 있지 않은 탓에 의료기관들이 무분별하게 시술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자격제한 없는 '골수 줄기세포 치료' 혼탁 양상
실손보험금 청구 1억→34억 급증
첨단재생의료 실시기관, 국가가 검증 필요
때문에 전문가들은 최근 이뤄진 첨단의료재생법 개정이 혼탁해진 줄기세포 치료를 정화시킬 중차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첨생법은 지난 2020년 시행됐지만 중증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의 치료 목적 임상연구로만 허용된 탓에 적용범위가 한정적이고, 치료비 청구도 불가했다.
하지만 최근 법 개정을 통해 임상연구를 활성화하고,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된 치료는 임상연구가 아니라 정식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주목할 점은 우수한 시설과 장비, 인력 등을 갖춘 기관에서만 시행할 수 있도록 자격 제한을 뒀다는 부분이다.
의료기관이 첨단재생의료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첨단재생의료 실시기관은 재생 치료와 관련한 연구를 비롯, 치료와 시술이 가능하며 필요시 자가줄기세포를 배양하고 동물실험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되면 본격적인 임상연구를 시행할 수 있다. 활발한 재생치료 연구가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과잉진료 우려도 대폭 줄어든다. 첨단재생의료 실시기관이 연구를 통해 승인받은 치료는 해당 의료기관에서만 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련의 사례처럼 무분별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게 된다. 또한 부작용이 있을 시 복지부에 보고하게 돼 있어 치료에 대한 안전망 또한 확보된 상태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최근 또 다른 신의료기술도 안전성과 전문성을 고려한 조건으로 신청을 완료 후 등재를 기다리고 있다.
클린벤치나 공조시스템 등 첨단재생의료기관에 준하는 시설을 요구해 무분별한 시술을 차단했다. 무엇보다 시술 효과에 있어서도 기대감을 높인다.
첨생법 범주에는 자가지방유래 기질성혈관분획(SVF, 이하 지방 줄기세포)이 포함되는데, 이는 골수 대비 많은 양의 중간엽 줄기세포를 포함하고 있어 염증 완화와 관절 기능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
실제 지방 줄기세포가 혈소판 농축물과 골수 흡인 농축물과 비교했을 때 더 우수하다는 점은 여러 연구를 통해서도 입증됐다.
최근 어깨 회전근개파열에 대한 지방 줄기세포 치료와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에 대한 지방줄기세포 치료가 첨단재생의료 연구로 인정된 만큼, 무릎 관절염 치료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치료비용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연골재생 목적으로 나온 세포치료제의 경우 1병당 1000~1500만원이 책정돼 양쪽 무릎 치료시 약품비만 2000~3000만원이 발생한다.
하지만 자가지방 줄기세포 치료가 신의료기술로 등재될 경우 환자들의 치료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줄기세포 한 권위자는 “첨단재생의료기관에 준하는 시설을 갖춘 곳에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과잉진료 등의 폐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어 “자가지방 줄기세포가 기존 연구에서 골수 흡인 농축물이나 자가혈소판 풍부 혈장치료술 보다 효과가 좋은 것으로 증명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