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이 경기도 시흥시에 설립을 추진 중인 ‘배곧서울대학교병원’ 분원 설치가 교육부의 공식 승인을 받으며, 병원 건립이 본격화된다.

교육부는 "서울대병원이 제출한 분원 설치 요청을 '서울대학교병원 설치법' 제3조 및 정관 제4조에 따라 승인했다"고 23일 밝혔다. 

교육부는 승인 통보문을 통해 “서울대학교병원 설치법 제3조 및 정관 제4조 규정에 따라 분원 설치를 승인한다”며 “재원 조달과 공사 추진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조치는 서울대병원이 제안한 ‘배곧서울대학교병원’ 분원을 법적으로 설치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중요한 행정 절차다.

병원은 시흥시 배곧동 248번지 일원에 지상 12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되며, 총 800병상(일반 600, 특화 200)을 갖춘 미래형 종합병원이다. 진료뿐 아니라 연구기능이 결합된 국내 최초의 진료-연구 융합 모델을 표방하며, 암센터, 모아센터 등 6개 전문진료센터와 27개 진료과를 포함한다.

서울대병원이 교육부의 승인을 받아야만 분원 설치가 가능한 이유는 병원의 법적 지위에 있다. 서울대병원은 '서울대학교병원 설치법'에 근거한 특수법인으로, 주무부처인 교육부의 감독을 받는다. 따라서 분원 설치, 소재지 변경 등 주요 행정사항은 교육부의 사전 승인을 통해야 효력을 갖는다.

이번 분원 설립은 지역 의료격차 해소와 수도권 서남부권 공공의료 확충이라는 정책적 목적이 크다. 시흥시는 인구 1000명당 병상 수가 1.4개로 전국 평균(2.82개)은 물론, 경기도 평균(1.86개)보다도 현저히 낮아 전문질환 치료 환자의 97%가 지역 외로 유출되는 실정이다.

시흥시는 병원 설립을 통해 의료자립도를 높이는 동시에 지역 내 1·2차 의료기관과 연계하는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을 병행하고 있다.

병원 시 시흥 지역 2차 병원과 협약을 체결해 환자정보 공유, 역할분담 기반 진료연계, 의료인력 교육프로그램 등 지역 의료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경제적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립단계에서 4763명의 고용이 유발되고, 병원 운영에 따라 총 13만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료와 연구가 융합된 병원 운영모델을 통해 약 3조3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 창출도 기대된다.

병원 건립으로 인한 취득세 약 141억원과 함께, 매년 약 20억원 이상의 지방세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시는 분석했다. 바이오특화단지의 핵심 앵커시설로서 헬스케어 산업 성장과 기업 유치에도 긍정적 영향성도 예측된다. 

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춰 시흥시는 서울대병원과의 협약을 통해 병원건립지원금 총 587억원을 연차별로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개원 이후 시 취약계층 대상 진료비·건강검진 지원 등 구체적인 지역공헌사업도 병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제3기 병상수급 기본시책(2023~2027)에 따라 수도권 내 종합병원 및 상급병원 신·증설 시 사전승인제를 추진 중이다.

이로 인해 의료계 일각에서는 “공공병원이라 해도 신규 병상 확장은 병상총량제 원칙에 반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제기된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지역의료 격차 해소라는 목적은 공감하지만 수도권 내 병상 확대가 다른 민간의료기관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며 “공공성과 공정성 사이 균형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