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약 등 안전 소홀하다가 치명적 부작용 초래'
류마티스학회 박성환 이사장 '교육수가 책정' 촉구···'학회 차원 기회 확대'
2018.09.11 06:1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문제가 생겨야만 그 때서야 비로소 심각한 일이 되는 것일까. 소를 잃지도 않았는데 왜 외양간 울타리는 점검하고 다니느냐는 질문이 나온다.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사망 사건이 발생한 데는 물론, 총체적인 이유가 있었지만 안전에 대한 미흡한 대처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잠재적 시한폭탄은 더 있을 지 모른다. 
 

대한류마티스학회 박성환 이사장(서울성모병원)은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할 정도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지만 안전에 대한 불감증은 여전히 의료계 내 곳곳에 있다"는 문제 제기로 운을 뗐다.

박 이사장은 "예컨대, 류마티스질환은 사실 환자들에게 있어 전신 침범이 많다. 당연히 치료 경과에 따라 약의 종류를 변화시켜야 하는 등 종합적으로 환자를 봐야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먼저 류마티스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쓰이는 면역억제제 부작용은 각종 보고에서도 밝혀진 바 있다. 때문에 투약부터 약물 안전사고까지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관절염만 해도 관절뿐만 아니라 안구건조정, 폐섬유종 등 연관돼 있는 질병도 한 두가지가 아니다.


문제는 부작용을 설명하고 환자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데 현재는 이런 수가가 모두 책정돼 있지 않다 보니 불미스러운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대목이다.


박 이사장은 "센터 중심의 대형병원이 아니라 류마티스내과에 1명~2명의 의사만 있는 병원의 경우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며 "수가 자체가 제대로 책정돼 있지 않다 보니 행위별수가제 하에서는 질병 평가 자체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류마티스질환 관련 약인 면역치료제를 쓸 때 어떤 환자에게 투여하느냐에 따라 수가도 다르게 책정돼 있다.

"류마티스질환, 사전 환자 설명 많이 들어야 함에도 수가 반영 안되고 치료제 처방 제약 많아"


같은 약임에도 류마티스 환자에게 처방되느냐, 암 환자에게 처방느냐에 따라 삭감 여부가 달라진다. 문제는 이로 인해 파생되는 부작용이다.
 

그러면서 "최근 15분 심층진료 제도가 도입됐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류마티스내과가 썩 매력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박 이사장은 “일반적인 진료와 달리 류마티스질환은 병을 진단하기에 앞서 환자 생활 습관, 다른 질환을 앓은 이력 등을 파악하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하지만 현행 체계에서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그나마 국내 유수 대학병원 꼽히는 서울성모병원의 경우, 원가 대비 수가 보전율이 평균을 웃돌지만 타 병원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전문 센터로 운영되고 있기에 손해가 발생하지 않을 뿐이다.


이 질환이야 말로 적지 않은 시간이 투입돼야 하지만 현재 수가 구조 하에서는 출구가 없다. 선택진료 폐지 이후 더 많은 환자를 볼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다.

박 이사장은 “앞으로 한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시점이 머지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류마티스질환을 치료할 후학 양성이 절실한데 젊은 의사들이 선택을 주저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공의, 전임의, 연구간호사 등이 투입되면서 그나마 숨통이 트였지만 진료, 교육, 연구 등 선순환적 구조가 자리잡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더욱이 예전보다 나아졌다 해도 전공의 수련이 여전히 외래보다는 입원 중심에서 이뤄지다 보니 교육의 기회는 늘지 않고 제자리걸음이다.


다행히 내과학회 차원에서 관절초음파 등 기본적인 교육을 이수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전공의들이 배울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는 것이 박 이사장의 설명이다. 

박성환 이사장은 류마티스학회 활동을 통해 보건보지부와 적극적으로 현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알리고 적정 수가 책정의 당위성을 피력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어 "내과 전공의 감소 등으로 인해 다소 우려감이 높아졌지만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양성 등을 위해 실질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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