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중환자실 수가체계 개선·등급화 추진
TFT 구성, '여건 개선 불구 전담전문의·숙련된 간호인력 부족'
2018.09.17 05:10 댓글쓰기

"환자 생명과 직결되며 고도의 인프라를 필요로 하는 중환자실에 대한 정부 지원과 제도 개선이 아직도 전무한 실정이다. 지역별 거점 중환자실 기관을 지정해 인력 및 장비 지원이 시급하다."
 

대한중환자의학회(회장 홍성진)가 중환자실 수가체계 개선과 함께 중환자실 ‘등급화’를 추진한다. TFT를 조직하고 기획위원회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준비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16일 학회에 따르면 중환자 진료의 질적 수준을 개선을 위해 중환자실 운영을 위한 적정보험 수가 책정과 재정 확보에 집중하기로 했다.


현행 중환자실 관련 보험 기준과 규정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최근 발표된 중환자실 적정성 2차 평가결과, 1차 대비 종합점수는 전반적으로 상승했지만 종별이나 기관별 편차는 여전했다. 
 

종합접수는 전체 평균 58.2점에서 69.2점으로 상승했지만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96.7점(최소 80.5점~최대 100점), 종합병원은 64.2점(최소 18.5점~최대 100점)으로 간극을 보였다.

학회 관계자는 "간호사 1인당 중환자실 병상 수를 보면, 중환자실 의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지표이지만 1차 대비 거의 변동이 없었다"며 "평균 1.01병상으로 전 차수 대비 0.09병상 감소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 중환자실 적정성평가 지표가 중환자실 구조 부문에 치중돼 있다는 문제도 계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진료과정 및 결과지표에 대한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 6월과 7월 열린 중환자실평가분과위원회, 의료평가조정위원회에서는 중환자실을 환자 중증도에 따른 기능 분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모니터링 지표인 사망률 및 감염률 등 평가 지표화와 중증도 보정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에 학회는 중환자실 수가체계 개선 TFT를 조직하고 기획위원회를 중심으로 중환자실 등급화를 추진키로 한 것이다.


"제대로 된 중환자실병상 턱없이 부족"

사실 국내 전체 중환자실 병상은 부족하지 않으나 제대로 된 중환자실 병상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여기에는 '전담전문의'가 근무하는 중환자실이 부족하다는 게 핵심이다.
 

물론 중환자의학 세부전문의제 도입과 상급종합병원 성인중환자실에 전담전문의가 필요하다는 복지부 규정으로 일정 부분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많은 병원에서는 부족함을 호소하고 있다.


2014년 제1차 중환자실 적정성평가 결과에 따르면 전체 265곳의 병원 중환자실에 중환자 전담전문의가 있는 기관은 87기관(32.8%)뿐 이었다.


상급종합병원은 43곳 모든 기관에 전담전문의가 있지만 전일 전담의가 있는 경우는 전체의 83.7%였고 종합병원에서는 222곳의 기관 중 44곳(19.8%)에만 전담전문의가 있었다.


학회 또 다른 관계자는 "더 큰 문제는 전문의 1인당 병상 수로 전담전문의 1인당 중환자실 병상 수가 44.7병상에 달하는 대목"이라며 "상급종합병원에서는 평균 40.4병상, 종합병원에서는 48.9병상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15병상을 넘지 않도록 돼 있는 현실과 비교하면 약 3배에 달한다"며 "이런 과중한 환자 수는 의료진의 피로를 가져올 수밖에 없고 치료 지속성을 훼손하게 된다"고 짚었다.


안전한 중환자실 운영을 위한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중환자실 간호인력이다.


생존 위기에 처해 있는 환자의 불안정한 상태, 주요 약물 투여, 여러 모니터링 및 최첨단 의료장비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환경에서 경험 있는 간호사의 존재는 환자 생명과 직결된다.


우리나라 중환자실 간호등급제는 지난 2008년 7월 도입 이후 그대로다. 현재 중환자실 차등수가제 간호등급은 상급종합병원 5등급, 종합병원 9등급으로 구분돼 있다.


1등급(0.5:1 미만)을 간호사 대 환자 수로 변환 시 한 간호사가 2.5명의 환자를 담당하고 있어 외국의 중환자실 인력 배치 최소 기준인 1:2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학회 관계자는 "중환자실은 병원 속에서 환자 생명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라면서 “중환자실의 부실함은 불편으로 끝나지 않고 사망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중환자 관리에 숙련된 의사와 간호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적정 전담전문의를 비롯해 적정 간호인력, 공간, 시설, 장비 등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중환자자들의 경제적 부담도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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