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 등 응급상황 '개원가-대학병원' 상생모델 구축
학회, 의료사고 방지 협조체계 마련 성과···공정위 '성형수술 피해 주의'
2018.08.30 06:13 댓글쓰기

서울 소재 A성형외과 의원에서 코수술을 받다가 심각한 통증을 호소하던 한 환자는 인근 B대학병원 성형외과로 옮겨져 왔다. 수술 당일 출혈이 심해 결국 해당 환자는 3차 의료기관으로 전원됐다.

 

다행히 응급 상황이 발생하자마자 이 의원은 가장 가까운 B대학병원으로 환자의뢰 요청서를 보냈고 그 결과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었다. B대학병원과 A성형외과는 200m 가량 인접해 있다.


A성형외과 원장은 "펠로우를 마치고 나와 개업을 한 지 1년도 채 안됐을 무렵이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지만 대처 방법이 문득 떠오르지 않아 가슴을 졸이며 당황했던 일은 떠올리는 것만 해도 끔찍하다"고 회고했다.

 

이와 관련, 대한성형외과학회 관계자는 "의료사고 발생 개연성이 존재하는 개원가에서 만약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예전에는 그저 쉬쉬하고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해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성형수술 과정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한다면 이미 성형외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일선 개원가에서 마취전문의 부족으로 발생하는 사고가 단적인 예다. 더욱이 상주하는 전문의가 소수일 때는 상당 부분 무리수가 따르기 마련이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는 성형수술 관련 소비자 피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주의를 환기시키도 했다.

공정위는 "여름 방학이나 휴가 시즌을 맞아 성형수술을 한 환자 중 피해 사례와 유의사항에 대해 숙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성형외과 관련 상담 역시 해마다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성형외과학회는 수 년 전부터 개원가와 인근 3차 의료기관과의 연계 시스템을 도입, '응급의료 시스템 이용 메뉴얼'을 구축함으로써 일선 현장에서의 고충을 해소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개원가에서 진료나 수술 중 응급으로 환자를 구호해야 할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대학병원 과장이 같은 지역이거나 동문으로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체계를 미리 마련한 것이다.


응급의료시스템 구축 방안에 따르면 ▲지역별 거점병원 이용 시스템 ▲출신 대학병원별 이용 시스템 ▲지역별 거점 병원 및 출신 대학병원별 혼용 시스템으로 집약된다.

 

학회 관계자는 "응급상황 발생 시 긴급 구호에 대한 협조 요청서를 전국의 모든 수련병원 과장들에게 보내는 방식이다. 의원에서 가장 가까운 수련병원이나 교육과정을 수료한 병원 등을 대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스템 도입 이후에는 응급 상황이 발생하는 즉시 신속하게 대처 가능하다는 점에서 학회, 개원가 모두 기대를 표하고 있다.

 

현재 대한성형외과학회에 소속된 전체 회원은 1600여명이다. 그 가운데 개원의와 봉직의(대학교수 포함) 비율은 2:1에 이를 정도로 개원의가 상당 수를 이룬다.

 

이 관계자는 "대학은 물론, 개원의들이 난이도 있는 수술을 하다 보면 불의의 사고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 비교적 쉽다고 생각되는 수술이라도 예측할 수 없는 사망 사건이나 합병증이 간혹 발생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일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입 초기에는 참여가 저조했고 실효성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도 높았지만 이제는 응급의료시스템이 안정적인 제도로 자리매김하면서 개원가와 대학 간 Co-Work 시스템이 구축됐다"면서 "성형외과학 발전을 위해 개원가와 대학 모두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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