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5명 이상 출산 여성, 치매 위험 높아'
분당서울대병원 김기웅 교수팀, 알츠하이머 상관관계 규명
2018.08.13 11:0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출산을 많이 한 여성일수록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은다. 반면 유산을 경험한 여성은 알츠하이머에 걸릴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사실도 규명돼 학계를 놀라게 했다.
 

사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고, 통상적으로 병리 소견에 비해 증상도 심하게 나타난다.


이는 임신 및 출산 시 겪게 되는 급격한 성호르몬 변화가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고, 이에 따라 임상 양상의 남녀 차이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임신, 출산뿐만 아니라 유산을 경험할 때도 성호르몬 변화를 겪는데, 각각의 경우에 성호르몬 농도의 변화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출산과 유산이 알츠하이머병에 미치는 영향은 상이하다.


하지만 그동안 출산과 유산이 알츠하이머병 위험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조사한 연구는 흔치 않았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팀은 60세 이상 여성 3574명을 대상으로 여성의 출산과 유산 경험이 노년기 알츠하이머병 위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특히 그리스 연구팀과 협력해 65세 이상 그리스 여성 1074명의 자료를 추가해 서양 여성 데이터까지 연구에 포함시켰다.


연구결과 5회 이상의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은 출산 경험이 1~4회인 여성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70% 높게 나타났다.


또한 유산을 경험한 여성은 이를 경험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절반에 그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 여성과 그리스 여성을 각각 분석했을 때도, 출산과 유산이 알츠하이머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은 유사한 경향성을 보였다.


김기웅 교수는 “여러 번의 출산으로 급격한 호르몬 변화를 반복적으로 겪는 것은 뇌 인지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에 비해 주로 임신 초기에 일어나는 여성호르몬의 증가는 뇌세포를 보호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줄여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 일환인 ‘한국인의 인지노화와 치매에 대한 전향적 연구’의 산출물이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 저명 의학저널 신경학(Neurology)지 2018년 7월 판에 실렸으며 게재 직후 CNN, BBC, Times, Newsweek, Telegraph 등 주요 외신의 집중 조명을 받은 바 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