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병원 손병관 교수 “담도암 병기체계 개선 필요”
인접장기 침윤 여부 따은 환자 예후 변화 규명
2018.08.16 14:3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원위부 담도암의 국제 병기체계가 환자의 치료 방향을 결정하고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제 SCI학술지에 실렸다.

담도암은 간에서 분비된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보내지는 통로인 담도에 발생하는 암으로, 간내와 간외로 구분된다. 원위부 담도암은 간외 담도암으로 전체 담도암의 20~30%를 차지하고 있다.


16일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소화기내과 손병관 교수[사진]는 “미국암연합위원회(AJCC)가 최근 제시한 원위부 담도암 병기체계가 인접 장기의 침윤 여부의 중요성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원위부 담도암 병기체계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원위부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다기관 임상연구를 통해 현 기준의 한계를 지적한 것이다. 


AJCC의 담도암 병기체계에 따르면 담도암의 병기를 결정할 때 암의 침윤 깊이(T), 임파선 전이(N), 다른 원격 장기로의 전이(M)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TNM 분류법을 사용하고 있다.


8차 AJCC 원위부 담도암의 TNM 병기는 암의 침윤 깊이에 따라 T1(침윤깊이 < 5 mm), T2(침윤깊이 5~12 mm), T3(침윤깊이 >12 mm)로 분류한다.


N병기는 암세포의 임파선 침습에 따라 N0(임파절 전이 없음), N1(전이성 림프절 1~3개), N2(전이성 림프절 3개 이상), 그리고 M병기는 원격 장기 전이 여부에 따라 M0(전이 없음)와 M1(전이 있음)으로 분류한다.


손 교수에 따르면 8차 AJCC 원위부 담도암의 T병기 설정에서 암 침윤 깊이에 따라 T1, T2, T3으로 분류해 개정됐지만 중요한 인접장기 침범 여부에 대한 설정이 제외됐다.


그는 “원위부 담도는 췌장 등 장기와 맞닿아 있고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 암 위치에 따른 인접 장기의 침윤 여부에 따라 예후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8차 AJCC에서는 이 중요한 특징을 반영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원위부 담도암 환자 378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결과  8차 AJCC T2와 T3병기 분류에 따른 생존율은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인접장기의 침윤 여부 및 침윤 장기의 수에 따라 무재발 생존율과 전체 생존율 차이가 뚜렷했다.


무재발 생존율에서 단일 인접장기를 침윤한 환자의 66.4%가 재발했으나 2개 인접장기를 침윤한 환자는 75%가 재발(평균 추적 관찰기간 44개월)했다.


전체 생존율에서도 단일 인접장기를 침윤한 환자는 73%가 사망했으나 2개 인접장기를 침윤한 환자는 84.6%가 사망(평균 추척 관찰기간 48개월)했다.


이 결과는 현재의 침윤깊이 분류에 따른 T분류가 정확한 예후 판정에 미흡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보다 정확한 예후 판정을 위해 침윤 깊이 간격의 재조정과 함께 인접장기 침윤 여부 및 침윤장기 수에 대한 평가 항목이 T병기 분류에 추가 설정돼야 할 필요성을 증명했다는 평가다. 


손병관 교수는 “이번 연구는 AJCC의 담도암 병기의 한계점을 증명하고 보다 명확한 판정을 위한 병기 재설정 필요성을 제기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추가 연구들이 이어져 병기체계 개정 필요성이 탄력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