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각막이식, 인체 적용 가능성 성큼
원숭이 3마리 국제 임상기준 충족···안약만으로 기능 유지
2018.06.27 12:2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안구 이식 대기자 2047명. 평균 대기일 2371일. 너무나 절박한 이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물론 당장은 아니더라도 실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갖게 한다.


기대감의 기저는 이종(異種) 각막이식이다. 국내 연구진이 진일보된 성과로 동물의 각막을 인체에 적용시킬 수 있는 길을 열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돼지로부터 각막을 이식 받은 원숭이가 현재까지 면역억제제 없이 1년 이상 정상 기능을 유지 중이다.


사람에 대한 이종 간 이식 임상시험은 안정성 확보를 위해 8마리에 이식해 5마리가 최소 6개월 이상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이 중 1마리는 12개월 간 이상이 없어야 한다.


1년 이상 기능 유지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성과다. 앞서 이식한 2마리도 면역억제제 없이 6개월 이상 기능을 유지했다. 이번 이식을 포함해 현재까지 3마리가 기준을 충족한 셈이다.


이번 연구는 건국대학교병원 안과 윤익진 교수와 농촌진흥청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각막을 제공한 돼지 ‘믿음이’는 농진청이 개발한 이종 이식용 돼지다.


수술방법은 부분층 각막이식으로, 실제 사람에게 시행하는 방법이다. 수술 후 2개월 간 안약만 넣었다.


윤익진 교수는 “세 번째 도전 만에 면역억제제 없이 원숭이가 1년 이상 기능을 유지한 것은 사람에게 임상시험을 고려해도 될 만큼 가치 있는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동료인 신기철 교수 역시 “사람 간 이식에 사용되는 정도의 안약만으로 기능이 유지될 때 가치가 있다고 보는데 이번 성과는 기대 이상”이라고 평했다.


이어 “기증자가 줄면서 상대적으로 이식 대기자 수는 늘고 있다”며 “각막 손상 시각 장애 해결을 위한 각막이식 대체재 개발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우리나라 안구 이식 대기자는 2015년 1880명에서 2016년 2047명으로 늘었고, 평균대기일 역시 2134일에서 2371일로 증가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양창범 원장은 “추가 이식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함으로써 인체 대상 임상시험이 가능한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농진청 외에 서울대학교가 일반 돼지의 전층 각막에 면역억제제를 투여해 900일 이상 생존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중국에서는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세포를 제거한 일반 돼지의 각막을 사람에게 이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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