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R 보급률 세계 최고인데 효율성 낮은 '한국'
'표준화 안돼 병원별 개발 낭비, 정부 차원 투자·시스템 통일 등 절실'
2018.06.15 06:3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의료산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될 의료정보 데이터가 진화하도록 정부와 학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

 

대한의료정보학회는 지난 14일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에서 개최한 2018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 주제는 '진화하는 데이터(Evolving Data for Better Health)'다.


학회가 주제를 선정한 배경은 의료정보가 기존의 한계를 벗어나고 환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진화해야 함을 강조하고자 하는 데 있다.
 
대한의료정보학회 박래웅 이사장(아주대 의료정보학과 교수)[사진 右]은 "기존에 병원서 개발하던 데이터가 개인의 진료정보, 알고리즘 등에 그쳤던 것과 달리 현재는 다양한 데이터를 다중 통합하기 위해, 또 표준화하기 위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해 환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진화해나가고 있다.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손에 잡히고 있다는 점에서 '진화하는 데이터'라는 주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박래웅 이사장과 삼성융합의과학원 임효근 원장[사진 左]은 "진화하는 데이터를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앞장서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임효근 원장은 "IBM, 왓슨 등은 실제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까지 완성된 상태"라며 "의료정보 관련 인프라 구축과 기술 개발 분야는 무서운 속도로 진행되면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정보 활용, 산업 발전 방향 적극 모색해야"


임 위원장은 "한정된 인적, 물적 자원을 최대한 공유하고 활용해 우리나라도 세계 무대에서 변방으로 밀리지 말아야 한다. 의료정보는 향후 병원 외에도 각종 산업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정부 역시 이를 간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병원에 당근을 주면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 임원들은 그 첫 단추가 '전자의료정보시스템(EMR)의 표준화'라고 주장했다.


박래웅 이사장은 "우리나라 EMR 보급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질적인 부분에서 뒤쳐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환자에게 더 나은 질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미있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EMR의 표준화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박 이사장은 "정부의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좋은 기술과 시스템이 개발될 수 있고 의료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EMR 솔루션은 좋지만 표준화가 되지 않아 외국에 수출할 수도 없는 상태다. 정부가 이 부분에 과감히 투자하면 많은 의료 혁신이 일어날 것이다. 새로운 기업, 글로벌 기업 탄생과 국민 의료 질 향상을 모두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 각 병원에서 사용하는 EMR이 표준화돼있지 않아 상당한 수준의 자원이 소모되고 있다. 병원마다 사용하는 용어, 프로그램, 방법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환자 정보 공유에 시간과 비용이 든다.

"고비용 투입 개발 EMR, 현장 활용도 낮는 등 표준화 시급"

임효근 조직위원장은 "대학병원에서 최근 차세대 EMR을 개발했는데 의료현장에 있는 의사로서 많은 비용을 들여 이런 것을 만들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라며 "현장에서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업무 과정을 줄이거나 진료의 질을 높이는 방향이 아니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 EMR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박래웅 이사장은 "병원은 진료 과정에서 짧은 시간 내 복잡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런데 환자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에 드는 비용이 상당한 수준"이라며 "개별 병원이 EMR을 개발, 유지, 보수하는 데 엄청난 비용이 든다. 클라우드 기반의 표준화된 EMR을 개발하면 비용 효율적이면서 동시에 세계 시장에서도 메리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EMR 표준화를 위해 역할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학회 역시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목소리를 내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피력하기도 했다.


박 이사장은 "학회는 학술단체라 기본적으로 산업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면서 "그럼에도 그동안 학회가 지나치게 학술에만 치우쳐 있었다. 산업적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 CTO들이 모여서 당면한 제도적, 정책적 현안을 논의하고 포럼을 통해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할 방법, 정부에 요구할 내용 등을 강구할 예정"이라며 "EMR 표준화 등 의료정보학회가 당면한 현안들은 단순히 병원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산업 전체의 미래를 좌우할 사안이다. 학회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산업체, 연구소에서 나온 기술이 인간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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