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선택 자녀 만류하는 부모님들에게···'
박계현 교수 '힘만 들고 보상없는 과 아니며 의료분쟁 시스템도 변화'
2018.05.21 05:27 댓글쓰기

"현실적인 장벽이 높았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박봉이었고 혹자는 아직도 3D 직업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적 분위기도 변했고 일자리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전국적인 흉부외과 의사 기근에 심장수술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의료기관 마저 서울 '빅5'로 쏠려 암울한 상황이지만 어렵사리 문을 두드린 이들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의 심장수술을 짊어질 인재들이 줄었지만 흉부외과 전문의를 포함한 교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이사장 오태윤)는 5월 17일부터 19일까지 강원도 속초에서 제11차 신입 전공의 워크숍을 개최했다.
 

학회 임원진을 비롯해 대학병원 및 중소병원, 개원가에서 활동하고 있는 흉부외과 전문의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세계적으로도 최고 실력을 증명하고 있는 대한민국 심장수술이지만 이를 담당할 신규 전문인력은 해마다 감소하면서 위기감이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당장 일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문제뿐만 아니라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가중되는 업무로 지방에서는 전임의(펠로우)는 물론 과장들까지 당직을 서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번 전공의 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 박계현 교수(분당서울대병원)[사진]는 "심장수술에 열정을 가지는 이들은 항상 존재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운을 뗐다.

그는 "랩이 좋아서, 영화가 좋아서 한 곳에 몰두하는 사람에게는 멋있다고 얘기하면서 왜 심장수술이 좋아 흉부외과를 선택한 이들에게는 안타까운 시선만 보내는 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 교수는 "흉부외과를 선택하고자 하는 자녀들을 만류하는 부모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이제는 사회도 성숙했고 의료사고로부터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며 "의료분쟁에 대비한 시스템도 예전과 다르게 많이 변화했다"고 말했다.


흉부외과학회가 변화의 움직임을 감지한 만큼 인재 양성을 위해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전공의 연수교육을 계기로도 심기일전하겠다는 게 학회 입장이다.


전공의 연수교육 커리큘럼은 매년 행사 직전에 정해졌지만 2년차에서 4년차까지 주로 강의를 듣는 점을 감안했을 때 다소 아쉬운 부분이 발생했다.


박 교수는 "전공의들이 매년 연수교육을 받더라도 같은 강의를 반복해서 듣지 않게 하도록 다양하게 구성하도록 노력했다"며 "올해는 처음으로 강사 평가를 진행, 앞으로도 양질의 강의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사 평가 진행하고 다양한 강연 주제 등 전반적 연수프로그램 업그레이드"


전반적인 시대적 변화에 따라 성인심장, 폐 분야를 비롯해 중환자, 초음파, 외상 분야 등 강연 주제도 확대했다.


소아심장, 성인심장 파트에 대한 강의를 비롯해 전공의 수료 후 대학교수 이외 진로 탐색 등 신입 전공의들과 소통하기 위한 자리도 늘어났다.
 

실제 프로그램을 보면 중소병원에 근무하는 흉부외과 의사의 역할 및 개업 후 진로를 비롯해 당장 수련 현장에서 필요한 초음파교육 등이 마련됐다.


눈에 띄는 변화는 아니지만 긍정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박 교수는 "실제 흉부외과 실습 강의를 하다 보면 활발하게 질문을 하는가 하면 심장수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듯하다"며 "타 과와의 괴리감에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이들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 갭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는 "우수한 성적에 흉부외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임하는 전공의들이 늘었다. 바닥을 쳤고 전공의특별법 등 사회적인 변화도 한 몫 한 것 같다"며 "학회 역시 앞으로 전공의들에게 높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더욱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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