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기준 불합리, 전공의 증원 절실'
정진상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
2018.04.05 05:26 댓글쓰기

치매·뇌졸중·파킨슨병·뇌전증 환자를 돌보는 전공의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신경과학회가 보건복지부에 전공의 정원 확대를 강하게 요구할 방침이다.

4일 대한신경과학회는 춘계학술대회를 앞두고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학회는 신경과 전공의 증원을 중심 과제로 삼고 해결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치매 등 늘어나는데 전문인력 태부족, 최대 105명~110명 요청"

정진상 신경과학회 이사장(사진)은 "신경과가 보는 뇌졸중, 파킨슨병, 치매 환자는 계속 증가하는데, 전문인력은 감소해 장기적으로 국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특히 가장 큰 문제는 복지부의 전공의 정원 배정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정 이사장은 "복지부는 은퇴하는 전문의 수만큼 전공의 수를 배정하는데, 신경과의 경우 만들어진지가 얼마 안 돼 배출되는 인원이 거의 없어 전공의 정원이 적게 배정된다"며 "제가 신경과 전문의 1기인데, 정년이 아직 4년이나 남았다"고 착잡한 현실을 설명했다.  

게다가 전공의 특별법 시행으로 전공의 주당 근무시간이 80시간으로 제한되면서 전문의의 업무 과중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진료 외에 응급실 당직, 연구 등을 해야 하는 교수에게 전공의 교육은 자연히 후순위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재문 부이사장은 "전공의 주당 근무시간이 80시간으로 고정돼 있어 당직스케줄을 짤 수 없다"며 "충남대병원의 경우 50대 교수 2명, 60대 교수 2명을 충원해 당직을 서는데, 이게 얼마나 지속가능할지 의문이고 교수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 보니 전공의 교육에 신경을 덜 쓰게 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현실과 무관하게 신경과 전공의 정원을 지속적으로 줄여 왔다. 102명에서 매년 5명씩 줄어 지난해에는 87명이 배정됐다.

지역별로 보면, 울산은 단 한 명의 신경과 전공의도 배정받지 못했고, 같은 처지에 놓여 있던 전북지역은 삼성의료원 양보로 원광대병원에 신경과 전공의 자리를 하나 마련했다.

김 부이사장은 "원광대병원에 신경과 전공의가 배정되지 않아, 의료 사각지대를 우려한 삼성의료원에서 TO 1명을 양보했다"며 "의학회에서 전공의 정원 추계 조사를 할 때 심평원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공의가 250명 부족한데, 복지부 방식으로 계산하면 전공의를 뽑을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학회는 현재 복지부와 정원 배정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최대 105~110명으로 정원 확대를 요구할 방침이다.

정진상 이사장은 "110명 정도는 돼야 급성기뇌졸중 환자들이 어디에서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치료받을 수 있다"며 "현재의 신경과 전문의 인원으로는 현 정부가 시행하는 치매국가책임제 시행에 필요한 전문인력 공급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학회 회원 중 개원의 비중 너무 적어 이들 위한 경영프로그램 신설·운영

대외적으로 복지부와 논의하면서 동시에 내부에선 미래 전공의인 의대생에게 신경과를 알리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학생들이 신경과는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의대생때부터 신경과에 관심을 갖도록 비전을 제시하는 의과대학 학생교육 프로그램인 'NR Student Camp'를 진행할 예정이며, 의대생 교과서도 출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경과 전문의를 따고 사회로 나갈 때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직업교육 프로그램인 '개원의 경영 아카데미'도 신설, 운영한다.  

정 이사장은 "신경과학회 회원 2207명 가운데 대학병원 교수와 봉직의가 각각 1000명, 619명으로 개원의는 296명에 불과해 전체의 14%밖에 안된다"며 "개원의가 적다보니 대부분 맨땅에 헤딩하듯 개원에 나서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회가 개원의 경영 아카데미를 통해 보드를 딴 뒤 바로 개원하거나 교수직을 내려놓은 뒤 개원하는 회원들이 시행착오를 하지 않도록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신경과의사회와도 함께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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