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가 해결 못하면 비급여 늘어나는 풍선효과”
김윤 교수 '전달체계 개선은 기계적 수가 인상보다 1차의료 강화 필요'
2018.03.24 05:41 댓글쓰기


“저수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하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함께 비급여 영역이 늘어나는 ‘풍선효과’를 피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윤 교수는 23일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의료기술평가’에서 이 같이 말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지난 1963년 의료보험법 제정 이후 1977년 500인 이상 사업장에 직장의료보험제도를 선보이면서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재원이 부족했기 때문에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은 높을 수 밖에 없었고, 이는 개인 의료비 부담 증가로 인한 빈곤층 전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일례로 OECD 국가 중 3분의 2가 재난적 의료비 지출이 거의 0%에 불과한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 4.5%에 달했다.
 
김 교수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낮은 건강보험 수가’에서 찾았다. 원가 대비 수가는 87%정도다. 이런 구조 속에서 병원들은 살아남기 위해 CT, MRI, 초음파 등 비급여 항목을 늘렸다는 것이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할수록 보장성이 떨어지는, 이른바 ‘풍선효과’다.
 
그는 “지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만 20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며 “적지 않은 돈을 들였는데도 불구하고 보장성이 나아지지 않은 것은 비급여 항목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학적으로 필요한 모든 비급여를 건강보험 범위 안에 넣고 건강보험 수가도 적정수준 인상 등의 목표가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또 김 교수는 ‘의료전달체계개편’과 ‘4대 중증질환 선별성 요구’, ‘병상 공급 과잉 등 지역적 불균형’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의료전달체계개편에 대해서는 “수가를 기계적으로 올리는 것이 전체적인 의료시스템에 좋은 것은 아니다”며 “1차 의료가 강화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병상공급 과잉 사안도 진료의 질이나 규모 등의 측면어서 경제성 등을 유지할 수 없는 중소병원이 늘어나고 있다”며 “병상수가 많다고 해서 사망률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고 단언했다.
 
“HTA, 보건의료정책 포괄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HTA(보건의료기술평가)의 발전적 역할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기존 HTA가 신의료기술평가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기존기술에 대한 재평가·첨단의료기술 평가·건강보험급여와의 연계 등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박종연 선임연구위원은 “만성질환관리와 치매관리, 환자안전 등 보건의료정책을 포괄할 수 있는 HTA가 돼야 한다”며 “첨단의료기술, 건강보험과 연계성 강화 등 해야 할 역할이 많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그는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사후평가를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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