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은 진정한 자기를 발견하는 길'
2002.02.19 11:25 댓글쓰기
"부끄러움은 과연 무엇인가?"

아주대 명예총장인 이호영 교수가 최근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인 '부끄러움'에 관해 정신과의사로서 교육 및 진료활동을 통해 연구한 내용들을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사람은 왜 부끄러워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 교수의 저서는 인간의 여러 가지 감정가운데 부끄러움에 대한 탐색과 명상, 심리학, 문화인류학, 정신분석, 자기심리학, 정신의학 등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된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았다.

이 교수는 서문을 통해 "그 동안 심리학이나 정신의학에서는 부끄러움이 과거 오래 동안 연구나 논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부끄러움은 본질적으로 자기를 평가하고 성찰할 때 느끼기 때문에 결국 자기에 관해서 자기가 느끼는 감정이며, 따라서 부끄러움은 진정한 자기를 허구의 자기 속에서 발견하는 길이 된다"고 '부끄러움'에 대해 성찰했다.

무엇보다 이 교수는 정신과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그동안 다양한 인격이론을 익히고 사람들의 감정문제를 무수히 다루면서도 정작 부끄러움의 감정만은 임상에서 다루지 못한 후회의 감정을 서문을 통해 털어놓았다.

즉 이 같은 자기반성이 부끄러움에 관한 책을 저술하도록 이끈 것이다.

'사람은 왜 부끄러워 하는가'의 구성을 살펴보면 전체 9장 가운데 제 1장에서는 부끄러움이란 감정은 인간이 예외 없이 타고난 감정이고 각 개인이 표현하고 또는 숨기거나 스스로 방어하는 모습들을 설명한다.

2, 3, 4장에서는 부끄러움이 건전하게 인격에 수용되어 우리에게 유익한 감정이 되지 못하고 고통스러운 감정이기 때문에 부정하거나 외부로 전가시키는 등 그 관리가 잘못되는 현상들을 기술하고 있다.

특히 5장의 경우 우리사회에 번지고 있는 여러 가지 중독현상들의 심리적인 뿌리가 수치심에 있음을 지적했다.

이밖에 6장부터 9장에는 부끄러움과 문화의 관계, 부끄러움에 관한 여러 가지 이론 등을 정리해 놓았다.

이 교수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참된 자기를 발견하면서 부끄러움에도 불구하고 긍지를 갖게되는 개인의 변화가 생긴다면 더 이상의 보람이 없다"고 이 책의 출간 의미를 설명했다.

이호영 교수는 1956년 연세의대 졸업 후 68년 미국 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귀국 후 이화의대 부속병원 신경정신과 과장, 연세대 정신과 주임교수 및 세브란스병원 정신과장, 아주대의료원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아주대 정신과학교실 오는 23일(토) 오후 6시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이호영 교수의 퇴임식 및 출판기념식을 가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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