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의사모임 '水石회' 36회 문집 발간
2002.01.28 12:15 댓글쓰기
36년째 문집을 발간하고 있는 글쓰는 의사들의 모임 '수석회'가 최근 '가을갈대의 노래'를 표제로 글모음집을 펴냈다.

강신영 아주의대 교수·권성원 이화의대 교수·이순병 서울의대 교수·이정균 한양의대 교수 등 총 11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수석회는 해마다 각종 매체 등에 연재했던 에세이·사설 등을 묶어 책으로 출간해 왔다.

총 50여편의 글중 이정균 교수의 '정년연습'은 4년전 정년퇴임한 후 환자로 찾아온 선배교수들에게 느낀 단상을 서술하고 있다.

이 교수는 "많은 프로젝트를 따내는 등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바빴던 분들이 등산을 끝내고 점심 때쯤 집으로 돌아가면 '벌써 돌아오셨느냐'는 얘기를 듣는다니 큰 충격이다"라며 "이제 1년 후면 정년퇴임을 맞게될텐데...정말 배워두고 알아두어야 될 일도 많겠구나"라는 소회를 밝힌다.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글들도 눈에 띈다.

비뇨기과 학회장 등을 역임한 곽대희 원장은 '로데오 거리의 성형외과'라는 글을 통해 "의료가 왜곡되면 그 직접적인 피해자는 국민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로데오 거리에서 잡다한 간판들이 사라지고, 대소 건물마다 멋진 성형외과 간판들로 그 빈자리가 대체되고 있는 거리풍경의 변화...한국의료의 아픈 현주소를 읽는다"라며 "에스테틱 클리닉의 과밀현상은 낮은 진료수가를 벗어나려는 젊은 의사들의 몸부림이다"라고 진단한다.

권성원 교수는 '좋은 의사'라는 글을 통해 미국의학협회의 좋은 의사상 알리기 활동을 소개한다.

권 교수는 "미국의 '제너럴 호스피털' '인턴' 등 의료프로그램들의 공통점은 의사의 헌신성을 다루고 있다는 점과 미국의학협회(AMA)의 협찬이라는 것"이라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의료분쟁·의사와 환자의 갈등 등을 보다못한 AMA가 직접 나선 것이다"라고 서술한다.

그는 "Rh음성 환자의 수술을 위해 같은형의 피를 가진 부인을 달래 헌혈하게 하는 의사 등 비록 드라마틱한 이야기지만 의대생·의사들에게도 무언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며 "좋은 의사들뿐인 세상은 정말 근사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한편, 수석회 이성낙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회원 모두의 진솔한 마음이 담긴 글모음이 사회 한구석 어두운 모퉁이에서라도 조그마한 촛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책 발간의 의의를 밝히고 있다.

이정균 교수는 이번 문집출간에 대해 "36년간 한해도 빠짐없이 회원들의 글을 묶어냈다는 사실에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힘닿는데까지 문집출간을 계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