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병원서 수술후 시력 잃은 의경 '승(勝)'
법원 '국가는 8500만원 배상하라'
2013.04.15 20:00 댓글쓰기

의경으로 입대, 군복무 중 발생한 축농증으로 국립경찰병원서 수술을 받다 오른쪽 눈의 시력을 영원히 잃게 된 군인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리했다.

 

민사 재판부는 대한민국에 시력을 잃은 의경 정 씨에게 약 8483만원을 손해배상할 것을 지시했으며 이 판결은 고등법원에서도 뒤집히지 않고 그대로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5민사부(재판장 이창형)는 "의경 정 씨의 내시경 부비동 수술(축농증 수술)은 재수술이라 출혈 등 수술 부작용 위험성이 높았으므로 경찰병원 의료진은 수술시 발생할 합병증 등 위험성에 대비할 의무가 있다"며 "수술 이후 정 씨에게 시력장애가 발생했고 의료진이 코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이 부족하고 수술 기구 조작이 미숙해 이같은 수술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판시했다.

 

내시경을 이용한 축농증 수술의 경우 코를 다루는 좁은 수술시야 때문에 많은 경험과 미세 수술 기구의 능숙한 조작이 필요했는데 경찰병원 의료진은 수술 이해도가 떨어짐은 물론, 수술 진행 과정에서도 실수가 있다고 판결한 것.

 

수술 당시 20세였던 의경 정 씨는 입대 전 축농증 및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이 심해 이비인후과에서 만성 부비동염 수술을 받았다. 수 년 뒤 의경에 지원해 군복무를 하던 중 코막힘을 호소해 국립경찰병원에 입원, 코에 발생한 병변 점막을 제거하는 축농증 수술을 받았다.

 

수술 과정에서 의료진은 오른 눈 부근의 지방 조직이 코에까지 돌출확장 됐음을 확인, 일단 수술을 중지하고 지혈 등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수술 후 정 씨의 오른 눈이 서서히 부풀어오르더니 피부가 푸른색으로 변질되면서 안압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의료진은 안과와 협력해 추가수술을 감행했지만 안압이 정상수준까지 떨어졌음에도 정 씨의 오른눈 시력은 호전되지 않았고 결국 안구함몰과 함께 사시가 동반 돼 영원히 시력을 잃게 됐다.

 

축농증 수술을 받다 오른눈이 멀게 된 정 씨는 경찰병원의 술기 미숙을 이유로 대한민국을 상대로 1억98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민사소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병원 의료진은 수술 부작용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정 씨의 눈을 멀게했다"며 "의료진 과실로 오른눈 시력 상실의 원인인 출혈과 혈종을 야기했으므로 한국은 국가배상법에 의해 손해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의경 정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은 고등법원에서도 동일하게 인정됐다. 다만 정 씨가 입대 전 축농증 수술을 받은 기왕력이 있고 재수술의경우 그 난도가 높고 합병증이 생길 확률이 높은 이유를 들어 경찰병원의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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