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입원전담전문의 확대하고 지원도 ‘지속’
의료계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진료환경 긍정적 변화 촉진 기대”
2018.01.03 12:23 댓글쓰기

입원부터 퇴원까지 환자 진료를 직접 담당하는 ‘입원전담전문의’, 일명 호스피탈리스트는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 시행과 내과 수련기간 단축 등과 맞물리며 의료 공백을 메울 대체인력으로 관심을 받았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6년 7월 시범사업에 참여할 병원을 지정하고 운영에 돌입했다. 하지만 억대 연봉과 교수 자리까지 제시하는 등 파격적 대우를 보장했지만 입원전담전문의 확보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의료계 내·외부에서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이어졌지만 여전히 채용에 어려움을 겪자, 보건복지부는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참여 지원금을 추가적으로 확보해 금년 9월 중순부터 적용해오고 있다. 이번 지원책에 대한 의료계 반응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편이다. 입원전담전문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팔을 걷어붙인 가운데 의료계는 어떤 분위기일까. 데일리메디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현 주소를 조명해봤다. [편집자주]

입원전담전문의 확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의료계 내부에 서는 전반적으로 제도의 취지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최근 열린 ‘대한외과학회 7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이우용 기획이사는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을 통해 왜곡된 진료 시스템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우용 기획이사는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는 이환율 및 사망률 감소, 환자 재원기간 단축, 입원 진료비를 감소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입원전담전문의 지원 대상자들도 제도에 대한 거부감은 덜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올해 2월 공개한 ‘전국 외과 전공의 대상 수련교육과정 개편 및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84명 중 47명(56%)가 “나중에 지원할 수도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할 의사가 있다”는 답변도 19명(22.6%)으로 집계되는 등 의료 현장에서 실제 입원전담전문의 지원 의향이 있는 전공의들이 과반수가 훌쩍 넘는 79%를 차지했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일찌감치 확인되기도 했다.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운영 평가·연구 협의체’가 지난해 공개한 만족도 조사 결과 입원환자 317명 가운데 212명 (67%)이 병원에 호스티탈리스트가 상주하면 입원비를 더 낼 의사가 있는 것으로 응답했다.

해당 설문조사는 호스피탈리스트를 둔 병동 입원환자 177명과 그렇지 않은 병동 입원환자 1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서울 소재 A 대학병원 입원전담전문의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고 병원도 제도 정착을 위해 힘써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환자 안전 사고 감소 등에서 입원전담전문의가 수행하는 역할은 굉장하다”고 덧붙였다.

모호한 역할·신분 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

하지만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국내 진료 환경에 가져다주는 긍정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불안정한 신분과 모호한 역할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기됐다.

시행 초반, 계약직이라는 근로 조건과 명확하지 않은 정체성으로 지원율조차 저조했다.

최근 입원전담전문의협의회가 공개한 ‘제1회 입원전담전문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규직 전환에 대해 “병원 측에서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가 68%였으며 “모호하게 가능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는 32%를 차지했다.

이어 재계약 가능성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가 27%였으며 “구두로 확고하게 언급했다”는 18%로 집계됐다.

그간 꾸준히 입원전담전문의 지원을 고민하는 주요 원인으로 불안정한 신분과 불명확한 역할이 꼽혀 왔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의 ‘전국 외과 전공의대상 수련교육과정 개편 및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당장 지원을 미루는 데 ‘계약직이라 고용이 불안하다’는 답변이 2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방 소재 B 대학병원 수련교육부 관계자는 “대체 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의료의 질 문제나 환자 안전 등을 비춰보면 입원전담전문의가 이상적이지만 고용 안정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그간 지지부진하던 입원전담 전문의 시범사업에 대한 수가 인상을 결정, 적용해오고 있다.

복지부는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참여 지원금을 추가로 확보해 금년 9월 중순부터 시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입원전담전문의 병동을 운영하는 병원의 병상당 수가를 평균 40% 인상하는 것이 골자다.

이와 관련, 대한외과학회 이우용 기획이사는 “내과, 외과 진료과 구분 없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이우용 기획이사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안정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고용 안정성과 업무에 대한 정확한 정의, 급여 이 세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며 “그간 병원들은 기존 수가로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에 부담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우용 기획이사는 “수가가 인상되면 병원이 투입하는 양이 훨씬 줄어들어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에 적극적으로 임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입원환자 진료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전환할 입원전담 전문의 제도의 연착륙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대한내과학회 엄중식 수련이사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우리나라 전체 의료패턴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제도”라며 “특히 입원환자 진료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처럼 행위별 수가제, 저수가로 의료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병원입장에서는 수가 인상을 통해 좋은 인력들을 뽑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입원전담 전문의 제도가 빨리 정착할수록 의료계와 환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다”고 피력했다.

복지부도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둘러싼 고충을 해결하고자 지원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외과학회 7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권근용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사무관은 “그간 참여하고 싶지만 입원전담 전문의 확보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새 제도에 대한 낯선 인식과 안정적이지 못한 부분으로 인해 활성화되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근용 사무관은 “외과계 전공의 인력 문제 해소 및 다양한 진료, 전공의 정책의 안정적 운영 등 많은 목적이 있기 때문에 정부 지원을 계속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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