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안에 코로나19 잡는 '착한 미생물' 존재
서울대병원 김현직 교수팀, ‘표피포도상구균’ 분석 연구 발표
2022.01.20 10:5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콧속 좋은 미생물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피포도상구균’라는 미생물이 콧속에 많을수록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제어하고 면역력 항진 기능을 가져 감염에 대한 저항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직 교수팀은 표피포도상구균이 코 상피세포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진입 인자 발현 감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코에서 많이 발현되는 ACE2와 TMPRSS2를 주요 진입 인자로 해 코 점막을 통해 전염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바이러스는 ACE2를 수용체로 해 세포 내로 침범하며, TMPRSS2는 ACE2에 달라붙은 코로나 바이러스 돌기 단백질을 분해해 세포 내 진입을 돕는다.
 
즉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 세포의 수용체와 단백질분해효소를 진입 인자로 이용해 호흡기 세포 내로 침투한다.
바이러스 침투는 이들 수용체와 단백질분해효소가 발현되는 곳에서 이뤄지는데, 대표적인 곳이 바로 코 점막이다. 때문에 여기에 분포하는 바이러스 진입 인자 억제 연구가 중요하다.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의 코 점막에 항상 존재하는 약 3000마리 이상의 비강공생미생물 기능에 주목했다. 
 
공생미생물은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지 않고 상생하는 미생물이며, 그 중 ‘표피포도상구균’은 정상인의 코 점막에 가장 많이 분포한다.
 
이전 연구에서 표피포도상구균이 평상시에는 활동하지 않다가 외부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인터페론’을 만들어내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 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이 점에 착안해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의 코 점막에서 분리한 표피포도상구균을 배양해 정상인의 코 상피세포에 처치 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억제 여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정상인에서 분리 배양한 표피포도상구균을 감염시킨 코 상피세포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진입 인자인 ACE2와 TMPRSS2의 발현이 감소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건강한 성인의 코 점막에 표피포도상구균이 많이 존재할수록 이들 진입 인자의 발현이 감소되는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표피포도상구균이 코 점막에 많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진입인자 발현이 낮아 감염에 저항성을 가질 수 있다.
 
반면 표피포도상구균이 코 점막에 적은 사람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더 심각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비강 공생미생물의 대사체 분석과 호흡기 점막의 선천성 면역기전 증가를 유도하는 새로운 개념의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김현직 교수는 “코 공생미생물에 의한 바이러스 수용체 조절을 이용하면 향후 백신이나 감염 확산 억제를 위한 범용 호흡기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셀(Cell) 출판사가 펴내는 융합과학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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