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피임전문가 입증 못해 죄송'사과한 의사
15일 피임약 공청회서 괴로움 토로, 약사회 '의사들 진료엔 한계'
2012.06.15 17:13 댓글쓰기

 

15일 열린 피임약 재분류 공청회에서 의사와 약사 간 공방은 치열했다.

 

한국화재보험협회 강당에서 열린 토론의 자리에서 패널로 참석한 대한산부인과학회 측은 "피임 전문가가 우리라는 것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피임약은 반드시 의사의 진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대한약사회 측은 의사는 단순히 처방전을 써주는 존재라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사전피임약의 경우 전문약으로, 사후피임약은 일반약으로 전환했다. 기존 분류 체계와는 정 반대의 결과가 나오면서 양 단체는 이 날 각기 상반된 논리를 펼쳤다.

 

먼저 최안나 산부인과 개원의(대한의사협회/대한산부인과학회 청소년건강위원회·정책위원회 위원)[사진 左]는 "우리는 매일 사후피임약을 복용하겠다는 환자를 만나고 있다. 현재 피임과 낙태의 실태를 잘 알고 있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일반약 전환은 너무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최 위원은 "식약청에 전문가의 의견이 받아들여지는 게 왜 이렇게까지 힘든지 모르겠다. 피임약 처방에 있어 산부인과 의사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를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피임 전문가는 산부인과 의사다. 여성이 호르몬제를 복용해도 되는지 장기간 먹어도 괜찮은지, 환자들을 안심시키고 피임 교육을 시키는 것이 우리다. 우리는 낙태시키고 싶지 않다. 제대로 피임할 수 있도록 전문가를 제대로 활용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반면 약사회 측은 남성들도 피임약 처방을 받고 있는 실정을 꼬집으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약사회 김대업 부회장[사진 右]은 "지금 의사들의 진료에는 한계가 있다. 피임약이 그들의 손을 거쳐야 한다는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는가. 의사는 배란기 중 임신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심지어 남성이 처방전을 받고 약국을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약 복용은 현재 여성들의 판단이 더 앞선 상태다. 미혼 여성의 경우 처방 시 의료기록이 남는다는 점에 큰 부담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성에 대한 얘기 자체가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이어 "향후 사전피임약이 일반약으로 전환돼 여성들의 약 구입 접근성을 높이고, 약국에서는 복약지도서를 만들어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등 안전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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