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의사들이 분만 꺼리는 이유
학회, 전문의 559명 조사…'육체·정신적 스트레스-적자 누적-의료소송 등'
2012.08.29 08:54 댓글쓰기

 "4명 중 1명 안하고 젊은 의사들은 기피 더 심해"

 

산부인과 전문의 4명 중 1명꼴로 분만을 아예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연령층이 낮을수록 분만을 하지 않는 비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산부인과학회(이사장 김선행)가 지난 6월 1일부터 8월 15일까지 산부인과 전문의 559명(남자 331명, 여자 228명)을 대상으로 ‘분만관련 근무 환경’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처럼 집계됐다.

 

산부인과 의사 중 40대인 경우 전문의 취득 후 아예 분만을 하지 않았던 경우가 1.6%였던 반면 30대인 경우에는 10.2%로 나타났다.

 

대체적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야간 당직으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노동의 부담 때문에 분만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는 연령층이 낮은 30~40대에서부터 분만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자 산부인과 의사들은 처음부터 아예 분만업무를 하지 않았던 경우가 남자의 약 3배에 달했고(남자 2.7%, 여자 7.9%), 분만을 하다가 그만 둔 사례 역시 여자(26.3%)가 남자(20.5%)보다 높았다.

 

분만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여자 산부인과 전문의 60%는 강한 육체ㆍ정신적 스트레스를 꼽았고, 이 밖에는 병원 운영 적자 등 경제적 문제(13%), 의료사고로 인한 난동이나 폭력적 진료방해(3%), 의료소송 발생(2%) 등으로 나타났다.

 

"무과실 보상제 시행되면 전문의 1/4 분만 접겠다"

 

더욱이 “무과실 보상제도가 시행되더라도 계속 분만을 하겠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103명의 산부인과 전문의가 분만을 그만두겠다고 답하였으며, 51%는 고민 중이라고 응답했다.

 

성별에 따라서 다소 다른 결과를 나타냈는데 남자의 경우 분만을 그만두겠다고 대답한 경우가 22.8%를 차지한 반면 여자는 30%에서 분만을 그만두겠다고 답했다.

 

반대로 분만을 지속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남자는 31.5%, 여자는 12.0%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학회 측은 “결론적으로 산부인과 전문의의 분만기피 현상의 원인으로는 분만의사로서의 강한 육체ㆍ정신적 스트레스 및 의료소송의 위험성 등으로 인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수 년 동안 우리나라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자 80~90%가 여의사인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분만 담당 산부인과 의사 수의 급격한 감소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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