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I 복용자 코로나19 걸리면, 중증위험도 79%까지 높아져'
차의과학대 유인경·조주영·연동건 교수팀, 연관성 확인 첫 논문 '거트' 게재
2020.08.02 14:0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위산억제제인 'PPI(프로톤 펌프 억제제)' 약물을 복용한 환자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 위험도가 79% 정도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세계 최초로 보고됐다.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원장 김재화) 소화기내과 조주영·유인경 교수와 소아청소년과 연동건 전문의, 세종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학과 이승원 교수팀은 이 같은 연관성을 규명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고 2일 밝혔다.
 

PPI는 위벽에 있는 양성자펌프를 불활성화시켜 위산 분비를 차단하는 치료제로 역류성식도염이나 소화성 궤양 등 소화기 질환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물이다.
 

연구팀은 2020년 1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국내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18세 이상 성인 13만2316명을 대상으로 △최근 1개월 이내 PPI 사용 환자군(1만4163명) △과거 PPI 사용 환자군(6242명) △PPI 비사용 일반인 대조군 (11만1911명)의 코로나19 중증 악화 위험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PPI 복용이 코로나 감염을 증가시키지는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군(4785명)을 세부 분석한 결과 최근 1개월 이내 PPI 사용 환자군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환자실 입원, 인공호흡기 사용, 사망 등 중증으로 악화될 위험이 일반인보다 79% 정도 높았다. 반면 과거 PPI 사용 환자군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으로 악화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위산이 우리 몸에서 소화와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하는데, PPI가 위장관 내 위산을 억제함으로써 인체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게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PPI가 심장, 폐, 위장관 등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침투와 연관 있는 세포막 단백질인 ACE2의 과발현과 연관돼 중증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유인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임상을 통한 위산억제제인 PPI 사용과 코로나 감염에 대한 연관성을 처음으로 규명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PPI 복용이 일반인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을 높이지 않기 때문에 기존 역류성식도염이나 소화성 궤양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의 경우 안심하고 치료 받을 수 있다"며 "그러나 의료진은 기존 역류성식도염이나 소화성 궤양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가 코로나19 감염 시 치료를 위해 이전 사용 약물을 반드시 살펴보고 더욱 각별히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소화기내과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 의학저널인 거트(Gut, IF 19.8)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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