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검사로 '영아 뇌전증 원인' 조기진단 가능
삼성서울 이지원·이지훈 교수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 적용
2020.08.03 11:0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발병 원인을 찾기 어려운 소아 뇌전증을 유전자 검사를 통해 보다 조기에 찾을 수 있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소아 환자의 경우 뇌 MRI 검사 결과가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뇌전증이 발병하는 경우가 있어 명확한 진단법이 필요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지원·이지훈 교수 연구팀은 뇌 MRI 검사 결과가 정상인 생후 6개월 미만 환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패널검사를 실시한 결과, 약 50% 에서 뇌전증 원인유전자를 찾을 수 있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뇌전증으로 진단받은 2세 이하 영아 환자 중 뇌 MRI 검사 결과가 정상인 116명을 대상으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이용한 유전자패널검사를 시행했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ext-generation sequencing)은 소량의 혈액(3cc)으로 다수 유전자를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다. 시간과 비용 면에서 효율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환자의 발병 나이에 따라 유전자 패널검사를 통해 원인유전자를 찾을 확률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령별 뇌전증 원인유전자를 찾은 2세 이하 환자는 34.5%(40/116명), 1세 이하는 39.6%(40/101명), 6개월 이하는 50%(36/72명) 였다.


뇌전증 환자는 발달지연을 동반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었는데, 원인유전자를 발견할 확률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나중에 태어난 형제는 초기에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또 예후가 좋은 양성뇌전증증후군 환자 13명을 조기에 진단, 적합한 약제를 최단기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과거 뇌 MRI가 정상인 경우에는 원인을 찾지 못한 ‘비증후성’ 혹은 ‘원인 미상의’ 뇌전증으로 진단 받고 경험적인 항뇌전증약제 치료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원인유전자 변이에 따라 적절한 약제를 선택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지원 교수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가족성 유전체 연구 등을 통해 향후 더 많은 원인 유전자를 찾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며 “더욱 효과적인 맞춤형 치료를 실현하기 위해 현재 원인 유전자가 밝혀진 환자의 표현형을 발현하는 세포 모델을 제작하여 치료제를 스크리닝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뇌전증 원인 유전자를 밝히게 되면 치료약제 선택에 결정적인 도움이 되고, 앞으로 커가면서 어떠한 예후를 갖게 되는지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학술지 'Molecular Genetics & Genomic Medicin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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