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제 안쓰고 테라헤르츠파로 치매 원인물질 측정 가능
KIST 서민아 박사팀, 동물실험 성공···‘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 정밀분석
2020.11.02 11:22 댓글쓰기
생쥐의 뇌 속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 정도. (左) 정상 생쥐 (右) 치매 생쥐의 뇌.

[데일리메디 강애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조영제 없이 테라헤르츠 전자기파로 치매 원인 물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Aβ plaque) 등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지난 1일 센서시스템연구센터 서민아 박사팀이 테라헤르츠(THz) 전자기파를 이용해 조영제 없이 생체 내 미량만 존재하는 물질을 검출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또한 치매 모델인 생쥐 뇌에서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라는 물질을 양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치매는 뇌 속에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많이 쌓이면 발병한다. 이 물질의 양을 측정함으로써 치매를 진단할 수 있다.
 
현재 양전자단층촬영(PET), 컴퓨터단층촬영(CT), 형광현미경 등을 이용해 생체 내부를 촬영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촬영 대상이 잘 보이게 하는 조영제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조영제는 부작용 우려와 함께 생체 조직과의반응 및 조직 변형 가능성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반면 1초에 1조번 이상 진동하는 테라헤르츠 전자기파는 X선이나 다른 방사선처럼 고에너지를 갖고 있지 않아 생체 조직을 변형시킬 위험이 없다.
 
연구결과를 통해 별도 조영제 없이도 몸 속을 관찰, 생체 조직을 변형시킬 위험도 적어 차세대 이미징 기술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테라헤르츠파는 파장이 길어 크기가 작거나 양이 적은 물질은 관찰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 생체 내 수분에 잘 흡수돼 금방 사라지기 때문에 해상도가 높은 정밀 영상을 얻을 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테라헤르츠파 정밀도를 높이고, 생체 내부 물에 흡수되지 않고 경계면과 반사되도록 하는 새로운 메타물질을 개발해 기존 테라헤르츠파 영상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팀은 이 메타물질로 만든 칩 위에 생체 조직 표본을 두고, 메타물질을 통과해 테라헤르츠파를 조사하면서 영상을 촬영하면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극미량의 물질을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을 생후 4, 7, 10개월 된 정상 쥐와 치매 모델 쥐를 대상으로 실헌한 결과, 뇌 속에 극미량만 존재하는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양 변화를 정밀 측정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기존 영상 진단법으로는 영상의 명암 차이로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 양을 상대적 비교만 할 수 있었으나, 이 기술을 적용하면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축적량 변화를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민아 박사는 “이 기술을 통해 인체 내 다양한 질병 원인물질을 조영제 없이 직접 검출해 질병 진단 기술을 개발하는 데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인체 내 암조직 등의 경계면을 확인하는 영상기술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분석화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바이오센서와 생체전자공학’(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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